메아리 40

까치와 까마귀로 길흉(吉凶)을 점치는 것

일반적으로 인간사에 좋은 징조를 길조(吉兆)라 하고 그를 상징하는 새를 길조(吉鳥)라 한다. 사람들은 까치를 길조라고 말한다. 반대로 좋지 못한 징조를 흉조(凶兆)라 하고 그것을 상징하는 새를 흉조(凶鳥)라 하며 까마귀를 흉조로 분류한다. 까치와 까마귀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본다. 우리는 오랜 세월 동안 까치와는 가까운 거리에서 생활하고 있다. 시골의 한적한 집에서 아침잠을 깨고 동쪽 문을 열고 나면 감나무 가지에서 까치 울음소리로 하루가 시작되는 날이 있다. 그날은 별다른 이유 없이 기분이 맑고 상쾌하며 오늘은 어디서 반가운 손님이 오시려나 하면서 동쪽 하늘을 쳐다보고 흔연해 한다. 까치와 사람은 생태가 완전히 달라도 가까이에서 간접적으로 의사를 통하는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은 우리의 생활 ..

메아리 2022.07.08

제732호 행정동우회 울진여행

돌아보면 반세기가 넘는 세월이 거연(居然)히도 흘러갔다. 모두들 청년 시절에 지방 공직에 몸을 담고 작게는 자신을 위해서 크게는 나라를 위해서 낮에는 세금징수, 매상 독려, 추심경(秋深耕) 권장 등, 혁명과업 완수를 위해 시도 때도 없는 반상회지도, 새마을 사업추진 등 혁명공약 수첩을 주머니에 넣고 길 가면서도 외며 밤에는 돌아와서 희미한 촛불 밑에서 야근하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 간다. 그 당시에 남은 일화들이 그때는 고생이였는데 지금은 하나의 추억이다. 그때의 동지들이 모여서 조직된 행정동우회는 지금도 건전하게 운영되고, 모두들 열심히 참여하여 옛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해마다 한두번씩 소풍을 하였는데, 코로나19의 괴질 때문에 2년간 중단되었다가 3년 만에 열렸다. 그동안 이마에는 잔주름이 더..

메아리 2022.06.24

제731호 백전백승불여일인(百戰百勝不如一忍)

자기의 뜻을 굽혀 남을 기쁘게 하는 것은 자신의 행실을 곧게 하여 남들로 하여금 미워하게 하느니만 못하고, 좋은 일을 하지도 않았는데 남의 칭찬을 받는 것은 나쁜 일도 하지 않고 남에게 비방을 받느니만 못하다. 남들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일부러 굽히는 것보다는 곧아서 미움을 사는 게 낮고, 선행도 없이 칭찬받는 것보다는 악행도 없이 억울하게 비방 받는 것이 낫다는 말이다. 향원(鄕原)이란 말이 있다. 향리의 인정을 살펴서 이에 영합하는 사람이니 이는 향인에게 덕이 있는 사람이라고 칭송받으나 실제의 행실은 그렇지 못한 사람을 말하는 것이니 그래서, 공자(孔子)께서는 향원덕지적(鄕原德之賊)이라 하였다. 맹자(孟子)께서 그 뜻을 더욱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맹자의 제자 만장(萬章)이 공자의 말씀에 대해 내용..

메아리 2022.06.10

제730호 전거지복(前車之覆)은 후거지계(後車之戒)라

아직도 이루지 못한 공적을 도모하는 것은 이미 이루어 놓은 사업을 보전함만 같지 못하고, 이미 저지른 실수를 뉘우치는 것은 앞으로 다가오는 잘못을 방지함만 같지 못하다고 하였다. 전거지복(前車之覆) 후거지계(後車之戒)라는 말이 있다. 속담에 말하기를 연습 없이 관리가 된 자는 이미 이루어 놓은 일을 보라 했고, 또 앞 수레가 넘어진 것은 뒷 수레의 경계가 된다고 했다. 전 정부의 잘 잘못은 이미 끊어졌어도 그 바퀴의 자국은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를 피하지 않으면 뒷 수레가 또 넘어지게 됨은 당연한 일이다. 전복후계(前覆後戒)의 말은 요즘 하는 말로 전철(前轍)을 밟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시끄러운 세상에 정치하는 분들도 다시 한번 명심할 일이다. 대통령은 가정을 총괄하는 지휘자요 총리를 비롯한 각부의 ..

메아리 2022.05.24

제729호 가정의 달에 생각나는 정다산 시 독소(丁茶山 詩 獨笑)

우리나라의 기후는 4계절이 분명하다고 말들 한다. 언제부터인가 기상이변이 일어나고 긴 겨울에서 벗어나 봄은 오는 듯 가버리고 달아나서 여름의 더위가 시작된다. 질척이는 장마에 밤낮없는 무더위가 사람을 괴롭히다가 가을은 머무를 겨를도 없이 곧장 겨울이 시작된다. 금년도 4월의 더위가 30°를 넘어서고 아침, 저녁은 쌀쌀하며 때로는 서릿발이 비치기도 한다. 늙은이들의 건강관리가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다. 바야흐로 5월이 눈앞에 전개된다. 흔히들 말하기를 가정의 달이요. 계절의 여왕이라고 말들 한다. 달력에 표시된 5월의 행사를 살펴본다. 1일은 근로자의 날이니 근로자의 노고를 위로하고 근무 의욕을 높이는 뜻에서 제정된 날이다. 5일은 여름의 첫 절기 입하(立夏)요. 어린이날이 겹쳐졌다. 못자리 설치, 고추심기..

메아리 2022.05.10

제728호 선행(善行)으로 수명(壽命)을 연장한 상진(尙震) 정승

밤이 길어 인적이 고요한데 홀로 앉아 본심을 관찰하면 비로소 허망한 생각이 사라지고 진실이 홀로 드러남을 깨닫게 되니 매양 이런 가운데 그 진리의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그러나 진실은 드러났어도 허망한 생각이 사라지지 않음을 깨닫는다면 다만 이 가운데 큰 부끄러움을 얻게 되는 것이다. 만뢰구적(萬籟俱寂)의 한밤중에 스스로 본심을 살피면 허망한 생각은 사라지고 진실이 나타나 진리를 깨우쳐 희열을 만끽할 수 있다. 맹자(孟子)께서는 사람의 본성은 착하다고 했다. 이것을 성선설(性善說)이라고 한다. 그러나 거의 비슷한 시대의 순자(荀子)는 사람의 본성은 악하다 하고 맹자와 정반대의 학설을 주장했다. 그러나 오늘날에 있어서도 사람의 천성은 누구나 다 절대로 착한 것인지 또는 악한 것인지 한쪽으로 결론짓기는 어려..

메아리 2022.04.22

제727호 적선지가필유여경(積善之家必有餘慶)

조선조의 문신 이사관(李思觀, 1705~1776)은 영조 당시 좌의정을 역임하였다. 본관은 한산(韓山)이고 호는 장음(長陰)이다. 초년시절 동부승지(同副承旨)로 있을 당시 충청도 예산 땅을 지나가다가 겨울 날씨라 눈보라를 만나게 되었다.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이 몰아치는 데 가마 안에서도 턱이 떨릴 지경이었다. 그런데 그 무서운 눈보라 속에 어느 사람이 무인을 부축하고 쩔쩔매며 허둥대는 광경을 목격하였다. 가까이가서 상황을 들어보니 그는 예산에 사는 생원 김한구(金漢耈)였다. 아내와 함께 처가에 가다가 그만 도중에서 아내가 산통(産痛)이 오는 바람에 혼자서 허둥대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 추운 날씨에 길에서 해산을 했다가는 산모도 애기도 모두 위태로울 것이다. 사태의 급박함을 감지한 이사관은 우선 자기가..

메아리 2022.04.08

제726호 도야(陶冶)와 훈도(薰陶)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란을 일으켜 무수한 인명의 살상이 자행되고 오미크론의 전염병은 세상 사람을 괴롭힌다. 50년 만의 겨울 가뭄이라 하는 한해는 삼동이 지나는 동안에 눈비 한번 내리지 않아 건조한 가운데 합천 고령의 산불이 종식되는가 하였는데 울진, 삼척, 강릉, 동해의 큰 산불이 연달아 터졌다. 하늘도 무심하다 기다리는 봄비나 흡족히 내려주면 얼마나 좋으련가. 그래도 지축은 변함없이 돌아 밤낮의 길이가 같다고 하는 춘분(春分) 절기이다. 그래도 꽃샘추위는 있다. 환절기의 건강에 유의할 때이다. 춘의만탈(春衤晩脫)하고 추의조착(秋衤早着)이란 글귀가 있다. 봄옷은 늦게 벗고, 가을옷은 일찍 입으라는 뜻이다. 채근담(菜根譚)의 내용을 중심으로 이 글을 적어본다. ‘속이는 사람을 만나거든 정성스러운 마음으..

메아리 2022.03.25

제725호 훌륭한 장사꾼은 좋은 상품을 밖에 진열하지 않는다.

도덕을 지키는 사람은 한때 적막하나 권세를 따르는 사람은 만고에 처량하다. 달인은 물욕 밖의 진리를 보고 육체가 죽은 뒤를 생각하니 차라리 한 때의 적막을 받을지언정 만고의 처량함을 취하지 말라 하였다. 도의를 지키며 사는 사람은 한때 처량하지만, 만고에 깨끗한 이름을 남기나니 권세에 아부하여 사후에 명예를 더럽히지 말라 하였다. 세상살이에 경험이 적은 사람은 속세에 때 묻음이 적으나 세상일에 경험이 많은 사람은 잔꾀나 권모술수도 많다. 그러므로 군자는 세상일에 숙달하기보다는 도리어 솔직하고 우둔한 편이 낫고 자잘한 예절에 얽매임보다는 도리어 소탈하고 꾸밈새 없는 편이 낫다고 하였다. 속세와의 관계가 깊으면 속세의 악에 깊이 빠져들어 간사함만 늘어난다. 따라서 선한 사람은 속세의 악에 깊이 빠져들지 말고..

메아리 2022.03.11

제724호 인과응보(因果應報)의 이치

복은 마음대로 받아 드릴 수 있는 것이니, 즐거운 마음을 길러 복을 기르는 근본으로 삼을 것이요. 재앙은 마음대로 피할 수 없는 것이니, 나쁜 마음을 버려 재앙을 멀리하는 방법으로 삼을 뿐이다. 사람은 항상 마음을 즐겁게 가져 복을 구하고 남을 미워하는 마음을 버려 화를 멀리해야 한다. 여기 예화 한 토막을 소개한다. “조선조의 성종 당시 이자(李耔 1480~1533)라는 문신이 있었다. 호는 음애(陰厓)이고 본관은 한산이며, 고려말 삼은(三隱)의 한 사람인 목은 이색의 후손이다. 일찍이 문과에 급제하여 벼슬이 좌찬성(左贊成)에까지 올랐다. 그는 충청도 음성(陰城)에 살다가 충주로 옮겨서 정자를 짓고 후학을 가르치며 자적하게 살았다. 일찍이 종계변무사(宗系辨誣使)의 소임을 띠고 중국의 북경에 가게 되었다..

메아리 2022.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