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을 지키는 사람은 한때 적막하나 권세를 따르는 사람은 만고에 처량하다. 달인은 물욕 밖의 진리를 보고 육체가 죽은 뒤를 생각하니 차라리 한 때의 적막을 받을지언정 만고의 처량함을 취하지 말라 하였다. 도의를 지키며 사는 사람은 한때 처량하지만, 만고에 깨끗한 이름을 남기나니 권세에 아부하여 사후에 명예를 더럽히지 말라 하였다. 세상살이에 경험이 적은 사람은 속세에 때 묻음이 적으나 세상일에 경험이 많은 사람은 잔꾀나 권모술수도 많다. 그러므로 군자는 세상일에 숙달하기보다는 도리어 솔직하고 우둔한 편이 낫고 자잘한 예절에 얽매임보다는 도리어 소탈하고 꾸밈새 없는 편이 낫다고 하였다. 속세와의 관계가 깊으면 속세의 악에 깊이 빠져들어 간사함만 늘어난다. 따라서 선한 사람은 속세의 악에 깊이 빠져들지 말고 차라리 소박하고 우직하게 일생을 살라 하였느니라.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이 시골길로 여행을 하다가 동이로 물을 퍼다가 밭에 뿌리는 노인을 만났다. 자공이 그 노인에게 “기계를 사용하여 물을 푸면 더 쉽지 않느냐”고 하니 노인이 대답했다. “내가 우리 스승님께 들었는데 ‘기계가 있으면 반드시 꾀하는 일이 있게 되고, 꾀하는 일이 있으면 반드시 꾀하는 마음이 생기고, 꾀하는 마음이 가슴에 가득하면 순수한 마음이 없어지고, 순수한 마음이 없어지면 정신과 생명이 안정되지 못하고, 정신과 생명이 안정되지 못하면 마침내 진리를 잃는다.’ 하였소. 내가 기계를 모르는 바 아니나 차마 쓰지 못하는 것이오” 그 말을 듣고 자공은 부끄러워 도망쳤다고 하였다.
돌아보면 기계는 사람의 삶을 편리하게 하지만 반대로 기계로 인한 공해와 손실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우리의 심신은 기계 때문에 도리어 병이 드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군자의 마음은 하늘처럼 푸르고 태양같이 빛나서 사람으로 하여금 모름이 없게 할 것이오. 군자의 뛰어난 재주는 옥이 바위 속에 박혀있고 구슬이 바다 깊이 감추어져 있듯이 남들로 하여금 쉽게 알게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춘추전국시대 노(魯)나라 공자는 47세 때 학문의 선배인 노자(老子)를 찾아갔다. 노자는 당시 주(周)나라의 서울 낙양(洛陽)에서 수장실리(守藏室吏)라는 오늘날의 국립도서관장 겸 박물관장의 직위에 있었다. 공자는 처음으로 주나라의 서울에 간 것이다. 노자는 공자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하인을 시켜 길을 쓸게 하고 공자를 맞이하였다. 공자는 예절에 따라 기러기 한 마리를 상면하는 첫인사의 폐백으로 선사하였다. 공자는 노자에게 예를 질문하였고 노자는 이에 허심탄회하게 대답하였다. 공자는 역사와 문화의 도시 낙양을 며칠 동안 두루 구경하고 노자에게 하직 인사를 하였다. 그때 노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훌륭한 장사꾼은 좋은 상품을 안에다 감추어두고 밖에 진열해놓지 않아 겉으로 보기에 초라한 것같이 보이나 실속있고, 훌륭한 사람은 속에 아름다운 인격과 학문을 품고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어리석은 사람같이 보이는 것이오.” 하였다.
지금 우리는 중국인의 점포를 볼 때 겉보다 속이 실한 것이 바로 이런 습관과 교육에서 생겨난 결과이다. 인격과 덕이 높은 사람은 함부로 전면에서 설치지 않는 것이 바로 노자의 학설과 같은 것이다. 진실한 사람은 겉이 바보같이 보이며 잔재주를 부리지 않는다. 잔재주는 소인(小人)의 것이다. 선한 사람은 공평무사하고 떳떳한 마음씨는 모든 사람이 알아야 하지만 그 재주를 보석처럼 깊이 간직한 채 두었다가 세상을 위해 크게 쓰일 때 발휘할 것이다.
권세나 술수를 모르는 사람은 고상하다 하고 이를 알면서도 쓰지 않는 사람을 더욱 고상하다고 한다. 권세, 명리, 사치, 부귀와 술수는 가까이하지 말 것이오. 그것을 이용해서 이익을 챙기지 말아야 한다고 하였느니라. 남이 부러워하는 총명과 지혜, 기교와 잇속을 버려야 사람들은 소박하고 맑아져서 약탈이 없고 부정이 사라진다. 귓속에 항상 귀에 거슬리는 말이 맴돌고 마음속에 항상 마음에 거슬리는 일이 잠재해 있다면 덕을 쌓고 행실을 바로 잡는 데는 방해가 된다. 만약 말마다 귀를 기쁘게 하고 일마다 마음을 유쾌하게 한다면 곧 이것은 자신의 처신을 바로 잡는 데 방해가 될 것이다. 좋은 약은 입맛에 쓰지만, 병에는 이롭고 충고의 말은 귀에 거슬리나 행동에는 이롭다고 하였다.
조선조의 숙종(肅宗) 당시 함경도 온성(穩城)에 전백록(全百祿)이라는 군관(軍官)이 있었다. 그가 경흥부사(慶興府使)로 있을 때 경성(鏡城) 고을을 지나다가 마침 북평사(北評事)로 있는 상관인 이동언(李東彦)을 만났다. 이동언은 조정에서 남의 잘못을 잘 간직하기로 유명했다. 이동언은 전백록이 이 지방의 출신이라 자신에 대한 지방 사람들의 여론을 물었다. 전백록은 사실대로 발했다. 처음에는 이곳 사람들이 이동언은 조정에서 남을 탄핵 잘하기로 이름높다 하여, 올곧은 사람으로 여겨 정신을 차리고 있었으나 근래에는 주색에 빠져 공무를 돌보지 않음으로 백성들의 원망이 많다고 하였다. 그러자 이동언은 옷깃을 여미고 자기의 잘못을 깨우쳐주어 고맙다고 전백록에게 사례하였다. 뿐만 아니라 내직으로 조정에 들어와 전백록의 장점을 임금께 추천하여 그를 충청수사(忠淸水使)의 벼슬로 승진시켰다. 당시만 해도 북쪽 사람에게 벼슬자리를 잘 내리지 않을 때였다. 이렇게 충고를 들을 때는 기분이 언짢지만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도리어 영광이 오는 것이다. 사람은 당연히 충고를 받아들이는 아량이 있어야 한다고 옛날 어른들은 말씀하였다.
隱居以求其志 숨어 살면서 그 진실을 구하고
行義以達其道 의리를 행하면서 그 도를 닦는 사람
吾問其語矣 나는 그런 말을 들었으나
未見其人也 그런 사람은 보지 못 하였느니라
똑똑하다고 하는 사람은 못된 사람의 존칭이오. 점잖다고 하는 사람은 숙맥의 존칭이다. 똑똑하고 말 잘하는 사람은 사기꾼에 가깝고 점잖고 듬직한 사람은 진실하다 하였느니라. 위안부 할머니를 뜯어먹는 국회의원 모 여인, 애국선열의 단체인 광복회를 팔아서 잇속 챙기는 김모 회장 등, 이들은 대한민국을 떠났으면 좋겠다. 사람이 착하지 못 한 일을 하고, 남의 칭찬을 받는 사람은 사람들이 그를 해치지 않지만, 하늘이 알아서 벌을 주느니라.
2022. 2.
'메아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727호 적선지가필유여경(積善之家必有餘慶) (0) | 2022.04.08 |
---|---|
제726호 도야(陶冶)와 훈도(薰陶) (0) | 2022.03.25 |
제724호 인과응보(因果應報)의 이치 (0) | 2022.03.04 |
제723호 임금의 덕은 나라의 보배 (0) | 2022.03.04 |
제722호 아름다운 눈빛 정중한 말씨 (0) | 2022.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