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고등어(古都魚)와 들깻잎

의성신문 2022. 8. 5. 09:54

해산물인 고등어와 농산물인 들깨잎은 일반 대중의 식품으로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가까이 접하고 누구나 즐겨 먹는 식품이다.

이 사람은 고등어와 들깨잎의 연구자가 아니라 어찌 그것을 잘 알리오마는, 홍익문화 통권 21호에 자세한 기록이 있는지라 약간의 첨삭(添削)으로 대중 미식가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고등어는 국민 생선이라고 한다. 값이 싸고 흔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1년 내내 먹을 수 있지만, 가을철이 제철이다. 이때는 고등어가 산란을 앞두고 체력을 보충하려고 먹이를 많이 먹어 살이 쪄서 맛이 좋기 때문이다.

고등어는 정어리, 정강이, 꽁치와 함께 등 푸른 생선의 대표로 지칭된다. 고등어는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의 아열대 및 온대의 해역에 널리 분포되어 생장한다. 바다의 표층과 중층에 떠다니며 수천수만 마리가 무리 지어 움직인다. 몸의 길이는 40cm쯤이고 방추형으로 등 쪽은 임청색의 물결무늬가 있다.

우리나라 고등어는 주로 제주도 근해에서 자라서 동해안과 서해안으로 올라간다.

한자로는 고도어(古刀魚, 古都魚)어로 쓰이고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푸른 무늬를 가진 물고기란 뜻으로 벽문어(碧紋魚)라고 기술되었다.

수산물 연구의 지침서라 할 수 있는 자산어보는 조선조 순조(純祖) 당시 천주교 박해 사건으로 동생 정약용(丁若鏞)과 함께 각각 강진(康津)과 흑산도(黑山島)로 유배된 정약전(丁若銓)이 배소생활 중 흑산도 근해에서 채집한 해산물의 이름, 분포, 형태, 습성 등을 기술한 31책의 책자로서 매우 요긴하게 활용되고 있다.

일본(日本)에서는 고등어를 사바()라고 한다. 등이 푸르다고 해서 고기 어() 변에 푸를 청() 자를 부쳤다. 일본 사람들은 자기의 이권을 부탁하기 위해 상대자를 찾아가면서 고등어 한 손을 싸가지고 간데서 사바사바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지금은 뇌물을 준다는 말이 될 정도로 귀한 고기였다.

그 성분을 분석하면 단백질 20%, 지방질 10%이며 단백질에는 염기성 아미노산이 많고 또 에이코사펜타인산이 함유되어 혈중응고를 막고 혈관을 확장 시켜 혈액유통을 돕기 때문에 심근경색이나 동맥경화, 협심증 같은 성인병 예방에 매우 좋다고 한다. 지방산 성분이 함유되어 뇌세포 활성화에 유익하고 머리가 좋아진다고 한다. 고등어는 간과 신장기능을 도와주고 통풍 환자에게는 좋지 않다고 한다.

그는 잡히는 즉시 죽는다. 죽으면 아미노산이 빨리 부패하여 희스타민이라는 유해성분으로 변하기 때문에 신선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옛날에는 운송수단이 발달 되지 않아서 그것이 싱싱할 때 내륙으로 운반하기 어려워 빨리 배를 따서 왕소금을 쳤다. 이처럼 소금에 절여 먹는 것이 자반 고등어의 유래이다.

옛날에는 고갈비란 음식점이 있었다고 한다. 그것이 고등어 숯불갈비인것이니 소갈비에 맛선다는 뜻이다.

나라 안 고등어 어획량이 동해안에서 많이 잡혀 울진 영덕 강구의 고기가 청송의 울티(泣嶺)제를 넘어 안동으로 운송되고 안동에서 굵은 소금으로 절여 경상북도 북부지역 일대에 공급되는 소위 안동 간고등어로 이름이 알려졌다.

지금은 남해안 고등어가 부산으로 몰려들어 수산물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어 허 이 글을 쓰면서 팔자에 없는 생선 장사가 되었는 것 같다. 이제 고등어는 그만두고 들깨잎을 살펴보자.

들깨는 꿀풀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이다. 키는 60cm~1m 정도 자라며 잎은 타원형으로 마주보고 난다.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잎자루가 길다. 잎은 독특한 향기가 짙으며 맛이 고소하여 식용으로 쓰인다.

흰색의 작은 꽃이 8~9월에 줄기의 끝에 피고 꽃진 뒤에 네 개의 씨앗이 들어있는 열매를 맺는다.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중국, 일본, 인도 등 동남아와 이집트를 위시한 중동 등지에서 재배한다. 백소(白蘇), 수임(水荏)이란 별칭도 있다. 씨앗은 볶아서 기름을 짜고 이를 임자유(荏子油)라 한다. 옛날에는 기름을 짜기 위한 작물로 제철에만 재배하였는데 지금 씨앗은 부산물이고 잎을 먹기 위한 작물로 변신하여 대대적인 하우스를 설치하고 기업농으로 비배관리하여 농가소득을 올리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그 잎은 쌈이나 장아찌, 들깨 김치로 많이 쓰였는데 지금은 생선회집의 필수품이 되어 있으면 무기질도 들어있다. 특히 들깨 씨앗에는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는 오메가3 계열 지방산 중 알파리로렌산 62% 이상이 함유되어 혈액 응고와 염증을 억제하기 때문에 동맥경화, 암 같은 각종 성인병과 관절염, 천식 등의 질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임상적으로 증명했다.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이면 동맥경화가 되는데 이를 방지하기 때문에 고기와 곁들여 쌈으로 먹으면 가장 효과적이다.

이외 변비 위궤양에도 좋고 오메가3은 두뇌 발육을 도와주어 청소년의 학습능력을 향상시켜 준다. 들깨 씨앗으로 기름을 짜서 나물을 무쳐 먹는데 쓰고 근래에는 막국수에 들기름을 넣어서 먹는 것이 유행이다. 매일 아침 공복에 들기름 한 숟가락씩 마실 것을 권장한다. 그래서 이를 대한민국의 약용향료 식품이라고 해서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우리 선조들은 들기름으로 불을 밝혔으며 이를 종이에 절여 지우산(紙雨傘)이나 고서 보존에 이용했다. 방바닥에 종이를 발라 들기름을 고루 맥이고 장판으로 하면 윤기가 나며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다.

얼마 전 세계 영양학자 대회에서 발표된 10대 영양소 자연식품 가운데 꿀, 마늘, 들깨 등 세 가지가 모두 우리 선조들이 애용해왔던 식품이었다. 쇠고기와 깻잎과 들기름을 함께 먹으면 쇠고기에 없는 비타민A, C를 깻잎에서 보충하고 콜레스테롤을 막기 때문에 궁합이 맞는다는 것이다. 백발이 다된 노인이 들깨를 계속 먹었더니 검은 머리로 변했다는 옛말을 보더라도 들깨의 놀라운 효과는 일찍이 증명된 것이다. 여기에 고등어와 들깨잎을 소재로 한시 한 수를 적어본다.

 

古都魚(고등어)

國民生鮮碧紋魚 국민의 생선이라 푸른 무늬 고등어여

大衆嗜好古今如 여러 사람 좋아함은 예나 제나 같을 지고

慈養豊味健康好 영양가가 풍만하여 건강에도 좋으려니

玆山詳譜名不虚 자산어보 상세한 기록 명불허전 아니로다

 

荏子葉(들깻잎)

白蘇群生淨素花 들깨는 무더기로 자라 깨끗하고 흰 꽃 피며

津香緑葉採婦家 녹색 잎 진한 향기 가정주부 채취하네

霜野佳實秋色晚 서리들판 아름다운 열매 가을빛 저무는데

胡笳一曲夕陽斜 어디서 호가 한 곡조는 석양 햇살 비껴가네

 

202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