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제730호 전거지복(前車之覆)은 후거지계(後車之戒)라

의성신문 2022. 5. 24. 09:53

아직도 이루지 못한 공적을 도모하는 것은 이미 이루어 놓은 사업을 보전함만 같지 못하고, 이미 저지른 실수를 뉘우치는 것은 앞으로 다가오는 잘못을 방지함만 같지 못하다고 하였다. 전거지복(前車之覆) 후거지계(後車之戒)라는 말이 있다.

속담에 말하기를 연습 없이 관리가 된 자는 이미 이루어 놓은 일을 보라 했고, 또 앞 수레가 넘어진 것은 뒷 수레의 경계가 된다고 했다. 전 정부의 잘 잘못은 이미 끊어졌어도 그 바퀴의 자국은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를 피하지 않으면 뒷 수레가 또 넘어지게 됨은 당연한 일이다.

전복후계(前覆後戒)의 말은 요즘 하는 말로 전철(前轍)을 밟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시끄러운 세상에 정치하는 분들도 다시 한번 명심할 일이다. 대통령은 가정을 총괄하는 지휘자요 총리를 비롯한 각부의 장관들은 가정의 주부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사심을 버리고 오직 공심으로 일하시기 바랄 뿐이다.

 

家有賢妻 夫不遭橫禍 집안에 어진 아내가 있으면 남편은 뜻밖의 재앙을 당하지 않느니라,

賢婦和六親 姦婦破六親 어진 주부는 육친을 화목하게 하고 간악한 주부는 육친을 파멸시키느니라

 

청렴결백하면서도 도량이 넓고 인자하면서도 결단을 잘 내리시고 총명하지만 지나치게 살피지 않고 강직하면서도 지나치게 따지지 않는다면, 이를 일컬어 꿀을 넣은 정과(正果)인데도 지나치게 달지 않고, 해산물인데도 짜지 않는 것이라 할 것이니 이것이야말로 아름다운 덕이라 할 수 있다. 곧 청렴하면서도 아량이 있고, 인자하면서도 결단력이 있으며 총명하면서도 조잡하지 않고 강직하면서도 시비를 초월함이 곧 군자의 덕이라고 하였다.

춘추전국시대의 초()나라에 직궁(直躬)이란 사람이 있었다. 곧 몸을 곧게 가진 사람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직궁은 자기 아버지가 남의 양()을 훔쳤다고 나라에 고발하였다. 나라에서 그 아버지를 잡아다가 엄벌을 내리려고 하자 직궁이 이를 보고 놀라서 자기가 아버지 대신에 벌 받기를 청했다. 그리고 직궁은 형리(刑吏)에게 아버지가 양을 훔쳤는데 그것을 고발하였으니 어찌 정직하지 않으리요, 아버지의 형벌을 대신 받으려하니 어찌 효성스럽지 아니하리요, 정직하고 효성스러운데 나라에서 어찌 선처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형리는 그 말을 옳게 여겨 가볍게 벌을 주었다는 고사이다.

그러나 논어(論語)에서 공자는 정직하다고 해서 양 한마리 훔친 자기의 아버지를 고발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일이다. 모든 일에 중용(中庸)을 취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강조 한 바 있다.

가난한 집안도 깨끗하게 청소하고 못생긴 여자도 정결히 머리 빗고, 몸을 깨끗이 하면 그 모습이 비록 화려하고 아름답지 않더라도 그 기품은 저절로 풍유와 아취는 풍기게 된다. 선비가 한때 곤궁하여 근심에 싸이고 실의에 빠져 적막하다 할지라도 어찌 자포자기하여 자신을 게을리 할 수 있겠는가?

가난한 선비나 화려하지 못한 여인이라도 꾸미고 가꾸면 아름다움이 깃들지만 스스로 자신을 버리고 절망상태에 빠진다면 남에게 천대를 받게 된다. 내 몸이 인한 곳에 살거나 의에 따르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스스로 자기를 버리는 것이다. ()은 사람이 평안하게 살 집이요, ()는 사람의 올바른 길이다. 평안한 집을 버리고 살지 않으며 올바른 길을 버리고 따라가지 않으니 슬프다고 맹자께서는 말씀하였다.

선인들은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이 자포요, 행동을 되는대로 하는 것을 자기라고 하였다. 한가한 때에 헛된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바쁠 때 긴요하게 도움을 얻게 되고, 고요한 때에 마음을 산만하게 하지 않는다면 활동할 때 쓸모가 있으며, 어두움 속에 속이거나 은폐하지 않으면 밝은 데서 도움이 될 것이다. 한가할 때는 바쁠 때를 대비하고 조용히 쉴 때는 앞으로 활동할 때를 대처하고 어두움 속에서도 수양해야 여러 사람이 보는 가운데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곧 유비무환(有備無患)이란 말이 있다. 준비가 잘 되어있으면 뒷걱정이 없다는 뜻이다.

이 말은 중국 은()나라의 고종(高宗) 임금 때 부열(傅說)이란 어진 재상을 얻게 되는 경위와 그에게 어진 정사에 대하여 말하게 하고 이를 실천하는 내용이다. 재상 부열이 고종에게 올리는 글 가운데 유비무환이 들어있다. 생각이 옳으면 이를 행동으로 옮기되 그것을 시기에 맞게 하십시오. 스스로 그 능력을 자랑하면 공을 잃게 됩니다. 오직 모든 일은 준비하고 그것을 갖출 것이 있는 법이니 갖추는 것이 있어야 근심이 없게 됩니다.

바람이 성긴 대숲을 흔들어도 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대밭은 조용해지고 기러기가 차가운 연못 위를 날아갈 때 그림자를 드리우지만 기러기가 가고 나면 연못에 그림자는 사라진다. 그러므로 군자는 일이 생겨야 비로소 마음에 나타나고 일이 끝나면 그에 따라 마음도 비워진다. 바람이 지나가면 대숲은 고요하고 기러기가 지나가면 연못의 그림자가 사라지듯 군자는 항상 맑은 심정으로 사물이 오면 웅하고 지나가면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 명경지수(明鏡止水)는 맑은 거울과 조용한 물이란 뜻으로 사람의 마음이 맑고 조용한 것을 비유한 말이다.

이 말은 불교에서 많이 쓰이지만 원내는 장자(莊子)에서 유래한 말이다.

발이 잘린 왕태(王珆)라는 불구자가 많은 제자를 가르치고 있었다. 이에 대해 공자의 제자 상계(常季)가 공자에게 그 까닭을 물으니 공자가 대답하기를 왕태의 마음은 그쳐 있는 물처럼 조용하기 때문에 제자들이 그를 거울삼아 모여든다고 하였다. 또 신도가(申徒嘉)라는 사람은 발이 잘린 죄수인데 정()나라 재상 자산(子産)과 함께 백혼무인(伯昏無人)이란 스승을 모시고 있었다. 자산이 재상으로 잘난척하자 신도가가 충고하기를 거울이 맑으면 먼지가 않지 않는다는 말과 같이 오래도록 어진 사람과 같이 있으면 허물이 없어지는 법이라고 했다.

이 두 말씀 중에 명경지수란 말이 생겨 세상에서 많이 사용함으로 일반적으로 통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保生者寡慾 삶을 보존하려는 자는 욕심을 적게하고

保身者避名 몸을 보호하려는 자는 명예를 피하나니라

無慾易 욕심을 적게 함은 쉬운 일이지만

無名難 명예를 버리는 일은 어려우니라

 

산뜻한 초여름의 날씨가 화창하다. 20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 날이다. 서기 어린 하늘에 햇빛은 화사하고 비도 바람도 구름도 없었다. 나라의 장래를 축하하는 천지조화의 도움이라 믿어진다.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를 건설하자고 윤석열 신임 대통령은 강조하였다.

2022.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