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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학교 총동창회 - “새로운 추억의 재생산을 거듭하고 있다”

의성신문 2022. 10. 7. 10:32

오류초등학교 제8회 총동창회 고향 주민들을 위한 잔치열어

 

잘 있었니껴? 반갑니더

주민들을 위한 잔치졸업생들과의 화합의 마당이 빵빠레와 축포를 시작으로 행사의 서막을 올랐다. 금봉자연휴양림에서 진행된 오류초등학교 졸업생들이 주민들께는 감사를 드리고 졸업생 화합의 장(회장단 이취임식)으로 마련된 행사이다.

옥산면 금봉동 금학동 오류동 3개동 주민들은 졸업생 1259명을 길러 주시고, 우리가 떠난 고향을 지켜주시는 소중한 분들이다. 그분들과 함께 식사하며 담소를 나누고, 더불어 노래자랑과 초청가수의 공연 등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 이날 주민과 동문 해후의 기쁨은 새소리와 산짐승들 소리 바람소리만 들린다던 물랭이골을 가득 메웠고 동문들이 마련한 선물은 그간 못다 나눈 감사와 사랑을 실천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번 행사는 동창회 결성 이래 이승명(22회졸업) 5대 회장의 취임과 전주택(21회졸업) 4대회장의 이임으로 사무국의 새로운 물결의 탄생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또한 총동이래 변함없이 사랑을 실천하며 어려운 자리를 가볍게 지켜주신 전상직(17회졸업) 명예회장의 깊은 마음으로부터 출발한 묵직한 실천 사랑이 돋보이는 자리이기도 했다.

오류초등학교 총동에서 주최하는 행사는 특별함이 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반가운 인사는 온 골짜기의 안부를 나눈다. 한 집 건너, 두 집 건너, 모두 친인척이었던 까닭에 반가운 인사마다 정이 가득 묻어있다.

오류초등학교는 1952년 개교를 하고 1999년까지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훌륭한 인재를 배출한 참다운 교육의 터전이며, 의성인의 긍지라는 명예동문 1호 김주수 군수님의 축하 메세지에 참석 동문들과 주민들의 감동을 불렀다.

, 전임 회장님께 더 많은 동문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막중한 책임과 심부름을 주문한 전상직 명예회장은 동네 어르신들이 모여 막걸리 한잔을 하시면서, ‘딸이 태어나면 쌀 한 말도 못 먹고 시집을 갔다며 우리들의 가난은 가난했지만 당당하고, 그래서 뭉클하고 정다웠던 관계를 살려내며 즐겼던 시간이 이제는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고 해 박수를 받았다.

오류초등학교는 폐교가 된 후 과거가 되어 금봉지 수면 아래로 잠기고, 금봉지 물 위는 추억을 피우듯 새 한마리와 바람에 일렁이는 물결로 가슴 벅차오름을 피운다. 가슴에 손대면 아스라히 전해지는 우리들의 그리움은 다르다. 종소리가 울리고 교실마다 소리높여 기역 니은 디귿...을 합창하고, 선생님의 손 풍금소리가 지금도 그리운 우리들, 몽땅 연필같은 지난 세월이 나를 오라 부른다는 나훈아의 분교를 같이 부르며 그 순간 우리는 그날의 내가 되어 운동장을 뛰어다니고 있다.

다수의 이익을 위한 개발의 가치가 앗아 간 우리들의 학교, 그 반대급부가 만들어 준 동창회는 새로운 추억을 기반으로 새로운 추억의 재생산을 거듭하고 있다.

여덟번째 행사는 더욱 화려했다. 개그맨 장재영을 초대하여 노래자랑의 흥을 돋웠고, 개그우면 출신 가수인 이지요와, 신나라가 동기생 전원이 오를 수 있도록 최종석 후배가 꾸며 준 커다란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관중들과 함께 했다. 그리고 이미 가수로 데뷔한 졸업동문 문대성의 축하곡 봉숭아는 봉숭아꽃이 필 때면 소녀처럼 웃던 어머니와 첫눈이 올때까지 지워지지 않으면 첫사랑 맺어진다 놀리시던 어머니의 이야길 노래한다. 소리가 그림으로 세월로 따라 돌게 한 노래는 동문들의 갈채를 받으며 솜씨 좋은 무대로 우리들을 초대하였다.

나이들며 성인어른으로 현실 세계를 탈출하고픈 마음이 생길 때마다 찾아가던 교정이 이젠 행사의 장에서 위로받고 인생의 크고 작은 성공담들을 나눈다는 것은 진정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비록 우편을 보낼 지번도, 걸어 볼 전화번호도, 검색으로 찾아 볼 홈페이지도 없지만 멋지게 부활한 우리의 학교는 눈감으면 바로 보이는 곳으로, 수몰 이상의 서사를 품고 우리들 가슴 가운데 존재할 것으로 믿는다.

/ 전은실(28회 졸업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