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論語) 가운데 가려 뽑은 이야기
김창회 본지주필
광화문 거리를 메우고 있는 촛불과 맞불의 시위가 13주나 계속된다. 모두들 나라를 걱정함이겠지. 혹자의 정치인들은 촛불이 자기네의 정치세력으로 판단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아니다. 모두들 하늘의 명(命)이다. 지금 이 시국을 주도하는 정치인들이 알아야 할 논어(論語)의 몇 구절을 여기에 적어본다.
不能正其身이면 如正人何요, 자신을 바로 잡지 못한다면 어찌 남을 바로 잡겠는가. 윗사람이 스스로 바로 잡지 못하고 어떻게 많은 사람들을 거느리고 남을 바로 잡을 수 있겠는가. 사람은 먼저 자신을 닦고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얻을 것이다.(子路)
爲君難하며 爲臣不易니라, 임금노릇하기도 어렵고 신하노릇하기도 쉽지 않으니라. 다시 말하면 임금이 되어 천직을 다하기는 어렵고 신하로서 그 직책을 원만하게 수행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더욱이 임금이 임금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 나라 운명의 운명은 말할 것도 없이 불행할 것이다.(子路)
其身正이면 不令而行이니라, 윗사람 자신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그대로 따른다. 위정자 스스로가 올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아랫사람은 저절로 잘 다스려진다. 곧 모든 일은 자기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니 수신(修身)이 근본이 되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子路)
君君臣臣하고 父父子子니라,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 다시 말해서 임금은 임금 노릇을 해야 하고 신하는 신하 노릇을 해야 한다. 아버지는 아버지 노릇을 해야 하고 아들은 아들 노릇을 해야 한다는 말이니 곧 누구나 자신의 본분을 지키는 것이 근본이라는 뜻이다.(顔淵)
政者는 正也니 子帥以正(자솔이정)이면 孰敢不正이리오. 정(政)은 정(正)이니 그대가 정(正)으로 통솔하면 누가 감히 부정을 저지르겠는가. 정치란 바로 잡는 것이다. 그대가 모든 일을 바르게 통솔한다면 누가 감히 부정을 저지르겠는가. 즉,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뜻이다. 이는 부정을 일삼는 군주를 경계하는 말이다.(顔淵)
足兵足食民信之라 民無信이면 不立이니라, 족히 군사력이 강해야 하고 족히 먹을 것이 있어야 하고, 백성들이 믿고 따라야 한다. 백성들이 믿지 않으면 나라는 존립할 수 없다. 곧 군사력의 증강도 중요하고 산업의 발전도 중요하다. 그러나 신의는 더욱 중요하다. 곧 신의라는 것은 사회 존립의 바탕이다. 이것을 잃게 되면 모든 것이 무너지고 만다. 나라에 대한 불신, 이웃에 대한 불신, 친구에 대한 불신, 가족 사이에 불신이 퍼진다면 그 나라와 사회는 그대로 무너지고 만다.(顔淵)
內省不?(내성불구)이니 夫何憂何懼리요, 스스로 반성하여 거리낌이 없으면 무엇을 근심하고 두려워하겠는가. 사람은 자기 마음에 물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곧 스스로 돌아보고 스스로 살펴보아 마음에 흠 잡을 데가 없다면 누가 무어라고 해도 걱정할 것 없고 두려워할 것도 없다는 것이다.(顔淵)
以道事君하다가 不可則止니라, 도로서 임금을 섬기다가 옳지 않으면 물러나는 것이다. 훌륭한 신하는 정도(正道)로서 임금을 섬기는 법이다. 곧 옳은 일을 임금에게 간하다가 이를 들어주지 않으면 그 자리 버리고 물러설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先進)
군자는 易事而難說이요 小人은 難事而易說也니라, 군자는 섬기기는 쉬워도 기쁘게 하기는 어렵고 소인은 섬기기는 어려워도 기쁘게 하기는 쉽다. 곧 군자는 편협하지 않기 때문에 섬기기가 쉽다. 군자는 소인처럼 도리에 맞지 않는 이들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기뻐할 일은 많지 않다. 그러나 학문의 성과나 도덕의 순화 같은데서 참다운 기쁨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子路)
君子는 和而不同하고 小人은 同而不和니라, 군자는 화합하되 뇌동하지 않고 소인은 뇌동하되 화합하지 않는다. 곧 군자는 화합하나 주견(主見)없이 남의 의견만 따라서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소인은 남의 의견을 쫒아 곧잘 어울리지마는 진실 된 화합은 이루지 못한다. 군자는 대의(大義)를 따르고 소인은 이득을 추구하기 때문이다.(子路)
不如鄕人之善者好之요 其不善者惡之니라, 한 고을 사람 중에서 착한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고 착하지 못한 사람들이 그를 미워하는 것보다 못하다. 자공(子貢)이 묻기를 ‘한 고을 사람들이 모두 좋아하면 그를 현인(賢人)이라 할 수 있습니까?’ 하고 묻자 공자 대답하기를 ‘착한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고 착하지 못한 사람들이 그를 미워하는 사람을 현인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라고 하였다.(子路)
君子는 泰而不驕하고 小人은 驕而不泰니라, 군자는 태연하되 교만하지 않고 소인은 교만하되 태연하지 못하다. 곧 사람의 마음은 저절로 그 태도에 나타난다. 군자는 닦은바 깊고 믿는바 두터우며 정확하고도 유연하다. 그러면서도 오만한 태도가 없다. 이와는 반대로 소인은 조금만 부귀해져도 방자하고 교만해지기는 하지만 실은 의젓하고 태연하지는 못하다.(憲問)
見利思義하고 見危授命이니라, 이(利)를 보면 의(義)를 생각하고 나라가 위태로우면 목숨을 주라. 곧 이익이 눈앞에 왔을 때 그 이익이 정당한 것인지 아닌지를 잘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 위급한 일이나 나라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면 기꺼이 목숨을 내놓고 나라를 구한다. 이것이야 말로 범인(凡人)은 감히 흉내 내지 못하는 선비의 길이다.(憲問)
仁者는 必有勇이나 勇者는 不必有仁이니라, 인자한 사람은 반드시 용기가 있지만 용기 있는 사람은 반드시 인자하지 못하다. 곧 인자한 사람은 마음에 근심이 없고 늘 자신이 있기 때문에 의로운 일을 보면 반드시 행하는 용기가 있다. 하지만 용감한 사람은 때로는 용기를 부리지만 반드시 인자하지는 못하다는 뜻이다. 이상 14 구절을 가려서 적었다. 한 번 읽고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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