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린이문학사에 유례없는 동시 시인』
한평생 60년간 어린이를 위한 시 쓰기, ‘독보적인 표현의 길’ 열어
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작이 된 「문구멍」이라는 동시 속에서 표현한 아가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그가 보여 준 동시 세계이었다.
빠꼼 빠꼼
문구멍이
높아간다.
아가 키가
큰다.
-「문구멍」 전문
의성인 신현득 시인은 우리나라 ‘동요 할아버지’로 불렸던 윤석중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동시 작가로서 한국 현대 어린이문학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세계 어린이문학사에서 가장 많은 동시집을 냄으로써 세계 어린이문학사에 유례없는 동시 시인이 되었다.
“동시 분야 세계적인 작가가 되고 싶었다.”는 신현득 시인은 1933년 신평면 중률리의 작은 마을 청학마을에 태어났다. 신 시인이 황새가 날아든 지역이라고 한 이곳은, 백로와 왜가리의 도래지로 최근까지 왜가리 축제가 열렸던 마을이다. 이러한 산마을의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온갖 민속은 시인의 뼈와 살이 되고 시가 돼 주었다. 신현득 시인은 ‘내가 여기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시인이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九旬의 나이에도 세계적인 아동문학가의 명성을 지켜가기 위해 활발히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신현득 시인을 지난 3월 30일 본지 창간 32주년 기념이라는 핑계로 특별 인터뷰를 가졌다.
서울 도봉구 소재 30평의 아파트에 빈 공간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거실과 방마다 신 시인의 동시집, 동요시집, 동화집 그리고 각 필기류와 컴퓨터가 자리하고 있었다. 분류와 보관을 위해 일부는 묶음으로 쌓여있었으며, 쌓아둔 도서들에서 신 시인의 지난 행적들을 보는 듯 했다.
성인 너댓명이 앉을 수 있는 거실에서 큰 절로 인사를 나누고는 마주 앉았다. 그리고 준비한 도서인 듯 배낭 가방에서 세권을 꺼냈다. 그의 시집 『우리를 하나의 나라로 하라』와 국민시집 『동북공정 저 거짓을 쏴라 - 역사를 도둑맞을 수는 없다』, 항일시집 『속 좁은 놈 버릇 때리기』를 펴 놓고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먼저, 의성신문이 창간 32주년을 맞이했다는 것과 의성신문 독자와 의성군민에게 인사 말씀을 부탁했더니 그는 ▶의성군민의 대변지 《의성신문》의 창간 32주년을 축하드린다면서 “저를 낳아준 고향을 지켜주시는, 고향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고향의 산천을 푸르게 가꾸시고, 들판에 오곡을 가꾸셔서 해마다 풍년이 들게 해 주시는, 고향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고 했다.
이어, 고향 의성을 문학적으로 표현해 달라는 주문에 “의성은 머리 글자 義자부터 의로운 고장이라는 좋은 뜻을 지니고 있다. 의성 출신이라는 것이 여기서부터 자랑스럽다.”며 의로움을 먼저 강조하면서 말씀을 이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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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의성은 들이 넓고 기름져서 온갖 곡식이 잘 자랍니다. 고향분 모두가 부지런하셔서 곡식을 잘 가꾸십니다.
의성이라는 판판한 지반 위에. 조문국, 유적이 놓여 있고, 국보 77호 신라 석탑이 놓여 있는 조감도를 연상할 수 있습니다. 그 위에 빙계 명승지가 놓이고, 고운사 대웅전이 놓이면 의성 내 고장입니다.
그 사이 사이의 들판에서 오곡이 자라고 과일이 열리고, 마늘밭이 이어진 그것이 의성입니다. 이것은 의성이라는 큰 시 한 편이지요.
무엇보다 의성의 마늘은 의성의 큰 자랑입니다. 마늘은 삼국유사 첫머리 기이편(紀異篇)에 등장하는 명약입니다. 이때의 마늘 스무 개가 씨를 퍼뜨리려서 녹용 인삼과 손을 잡고 우리 국민 전체의 건강을 지켜 온 것이 사실입니다.
의성이 마늘 재배의 중심지가 된 것을 보면 그때의 웅녀 할매, 환웅 할배가, 의성 땅에 오셔서 마늘의 적지임을 인정하셨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지난해 『의성문협 연간집』에 발표한 「마늘밭 의성의 자랑」이라는 저의 시 한 대목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놀라워라
그 할배 그 할매 손으로 심은 마늘 몇 쪽에서
의성 고을이 마늘밭으로 이어졌구나.
온 나라 건강을 돌보게 될 의성 마늘.
의성이라면 공룡의 놀이터.
골룡 발자국 위에 마늘밭과 마늘밭.
의성이라면 조문국 유적지 금성산.
유적의 둘레에도 이어진 마늘밭···.
<국민시「마늘밭 의성의 자랑」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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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득 시인의 작품세계
“아동의 세계를 바탕으로 작가적 사상의 표현에 중점을 두고 종래의 언어 감각으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언어 감각의 혁신을 불러왔다.”고 평가받고 있는 게 신현득 시인의 동시이다. 그래서 인지 신 시인은 동시를 주(主) 장르로 삼고 있다.
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작이 된 「문구멍」이라는 동시 속에서 표현한 아기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처럼 그의 동시 세계가 시작되었다.
당시에 아동문학은 개척 분야로 문인협회 아동문학 분과 인원이 40명이었고, 동시 시인은 그 절반인 20명이었다.
그는 “이왕 개척 분야에 들어섰으니 세계적인 시인이 돼보자는 생각을 했다. 선배 문인들의 격려가 고마웠고. 잘한다 하니까, 잘해보자는 용기를 낸 것이었다.”고 했다.
신현득 시인은 60년대에 젊은 동시 시인들 몇이 힘을 모아서 동시 개척운동을 시작했다. 이 운동을 통해 작품의 질에서 앞서는 나라. 전공자의 수에서 앞서는 나라가 되는 발판을 만들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 아동문학은 세계의 어느 선진국도 하지 못한 세계 아동문학대회를 4회나 치렀고, 몇 나라밖에 갖지 못한 자국어의 《세계 아동문학사전》을 가지게 되었다. 이 몇 가지의 사실은 세계의 아동문학계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이에 발을 맞추어 신현득 시인은 동시의 소재 개척에 나섰다. 어린이들 생활소재, 자연소재는 물론이요, 역사소재, 우주소재, 통일 문제를 소재로 해서 동시를 썼다.
여기에 전래동화가 지녔던 판타지를 동시의 기법으로 받아들었고, 이상한 것을 좋아하는 것이 동심이다. 세상을 평등하게 보는 것이 동심이다.
그래서 동심의 세계에서는 만물이 사람처럼 언어를 가지고, 만물이 사람처럼 사유를 하게 되고, 불가능이 없는 것이 동심의 세계이다.
신현득 시인은 이러한 시법으로 동시집 40권을 썼다. 생산된 동시 한 편을 살펴본다.
강아지 열리는 나무가 있다면
그런 나무 한 그루 가꿨음 해요.
삽살이가 열리는 삽살강아지 나무.
바둑강아지 열리는 바둑이 나무.
진돗개·셰퍼드·스피츠,
털이 많은 테리어종, 앙증맞은 치와와.
이런 강아지 나무에 강아지 꽃이 피었다가
꽃술, 꽃잎 진 뒤에 강아지가 열려
“망망 망망!” 짖으면
예쁜 놈 한 마리 똑 따서 기를 거예요.
엄마께 강아지 사 달라 조르지 않아도 되죠.
<동시 「강아지 나무」 전문>
그러다가 전혀 난해하지 않은 일반시를 개척하게 되었다. 기법을 동시에서 가지고 온 것이었다. 국민 모두가 읽을 수 있는 시라는 뜻에서 ‘국민시’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국민시 장르의 시는 1987년부터 시작해서 10권을 출간했다. 그 중 『우리를 하나의 나라로 하라』(2012)는 강대국에 의한 분단의 역사에 분통을 터뜨린 것이었고, 『동북공정 저 거짓을 쏘아라!』(2013)는 고구려의 우리 역사를 훔쳐가려 하는 중국에 항의하는 내용이었다.
『속 좁은 놈 버릇 때리기』(2015)는 일본의 아베가 정신대를 부인하자, 일흔 다섯편 시의 매로 아베를 때려준 시집이었다. 이 시집으로 한국 자유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이 항일시는 순국선렬유족회의 기관지인 월간《순국(殉國)》지에 6년째 연재가 되고 있다.
신현득 시인은 동시를 이렇게 말했다.
동시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동시는 표현이 재미 있다
동시는 일반시에서 느낄 수 없는 것이 있다
동시는 난해하지 않고 공감할 수 있다.
신현득이 남긴 동시집으로는 《아기 눈》(1973), 《고구려 아이》(1964), 《바다는 한 숟갈씩》(1968), 《엄마라는 나무》(1973), 《해바라기 씨 하나》(1984), 《독도에 나무 심기》(1994), 《달나라에서 지구 구경》(1996), 《고향 솔잎》(1997), 《대추나무 대추 씨》(1999), 《살구씨 몇만 년》(2005), 《공룡을 타고 지구 한 바퀴》(2008) 등 2018년 현재까지 34권에 이른다.
그리고, 시읽기 운동의 일환으로 ‘국민시’ 창작을 1987년부터 시작, 제1국민시집 《우리의 심장》(미리내, 1987)을 펴낸 데 이어, 《조선 숟가락》(대양미디어, 2010), 《우리를 하나의 나라로 하라》(세손, 2012) 등 현재까지 7권의 국민 시집을 냈다.
특히, 불교설화 개작 동화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중앙일보, 1985)를 펴낸 이후 10여권의 불교 설화 개작 동화집을 내기도 했다.
그 외 그 동안 신문·잡지에 발표한 그의 동시는 어림잡아 1,200여편에 이른다.
▣ 가까이 있는 의성 문인들
신현득 시인은 “전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이었던 신세훈 시인은, 민조시 장르를 개발하였고, 《자유문학》 운영에서 「환단원류사」로 한국 고대사를 밝히는 등 민족문학운동의 선봉에 서 있다. 의성의 자랑이지요. 저의 의지처가 되고 있는 분이다.”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신 시인의 가까이에 김호운 소설가는 현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이며 차기 이사장에 출마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김진중 시인은 《순국》지 주간을 역임하였고, 문인협회 민조시 분과회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현 의성문협 권영호 회장은 안동교대 출신으로 선후배 사이이며, 동화문학에서 연륜을 쌓은 분이며 연락을 자주 있다. 역대 의성문협 회장님들이 다 그러했었다. 매일신문에 근무했던 이태수 시인은 신 시인이 대구에 있을 때에 고향 얘기해 가며 친하게 지냈다고 했다.
▣ 글쓰기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글쓰기에 소질이 있다는 것이다. 그 다음은 열성이다.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고 쓰느냐에 달려 있다.
▣ 60년간의 동시 쓰기 비법을 전수하며 현재도 후학을 지도하는 데도 그의 하루 일과는 바쁘다. 의성신문과 인터뷰를 계기로 신평면 왜가리와 백로 이야기를 써보겠다고 밝히면서 앞으로 고향을 위해서 무엇이든 열심히 쓰겠다며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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