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과의 협치 속에 지속가능한 발전에 초점을 둘 것이다.”
발행인이 만난 사람 - 의성군공모면장 1호 안종천 안계면장
긴 장마가 떠날 줄 모르고 있는 8월 10일 오후 1시 30분 의성군공모면장 1호 안종천 안계면장을 안계면장실에서 만났다.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아니지만 그에게서 풍기는 묘한 매력이 그를 만나게 된 모티브 이다. 그는 오전엔 마을을 다녔다고 했다. 긴 장마가 남긴 흔적들을 점검하기 위해서 다녔을 거라 생각하며 그와 마주앉았다.
▣ 의성군 공모면장 1호이다. 임기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계약임기는?
▷ 기본 임기는 2년(2019년 7월 22일 ~ 2021년 7월 21일)이며, 성과에 따라 최장 5년까지 연장 가능하다.
▣ 의성군공모면장 1호로 부담감도 많았을 것 같다. 지난 1년을 소회 한다면?
▷ 안계면에서 근무한 시간이 벌써 1년이 지났다. 다른 직장생활과 달리 이곳에서 시간의 흐름이 훨씬 빠른 것 같다. 이는 다른 의미로 개인적인 시간이 그만큼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양한 사람, 다양한 주제로 이루어진 각종 민원, 각종 상담, 각종 행사 그리고 이웃사촌 청년 시범마을 조성사업과 관련한 각종 회의와 교류 등등 쉼 없이 바쁘게 지났다.
특히, 발령 이후부터 1월 21일까지 이어진 통합신공항 유치, 그리고 2월에 바로 찾아온 코로나19 팬데믹 등 매우 굵직한 현안들 속에 나름의 지역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경상북도 개방형 공모면장 1호에 따른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이는 나 자신의 부담감 보다는 의성군이라는 지역의 부담감이 클 것이기 때문에, 이 제도가 실패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매사에 중심을 잡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면정을 추진하려 한 것 같다.
굵직한 사업의 발굴이나 유치보다는 지역 실정을 먼저 고려하여 작은 것부터 시행하고 주민들이 협력과 자신감을 고취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통합신공항 유치의 경우 법에서 정한 행정이 가능한 홍보 범위에서 필요성과 효과 등등을 주민에게 올바르게 전달하려 하였고, 코로나19의 경우 예방과 사후 조치에 신속하고도 효과적으로 대처하려 하였다.
1년 동안 주민들과 교감하면서 지내 온 것 같다. 나도 주민을 알고 주민도 나를 알고, 그러면서 서로의 신뢰를 형성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지역의 주인은 주민들이기 때문에 남은 시간도 주민과 함께하는 면정 추진에 노력할 것이다.
▣ 공모면장으로 특이한 사항이 있었는지?
▷ 개인적으로는 공모면장이고 해서 특이할 것은 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또 사람이 만든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동일하게 주어진 업무 속에서 시스템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구축하고 작동하게 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한다.
제한된 조직 구성원들을 어떻게 하면 하나의 팀 즉, 원팀으로 만들 것인지, 각자의 분야에서 어떻게 하면 보람과 전문성을 갖추게 하여 주민들을 리드하면서 지역발전에 기여하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 고민하고 때로는 직원들과 토론과 소통을 통해 일련의 정반합의 과정으로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고자 한다.
지역의 흥망성쇠는 공무원들의 역할 및 책임과 유관함을 직원들에게 강조한다.
인사이동에 따라 잠시 머물다 다른 조직으로 가더라도, 지역 주민들은 이 지역의 주인이기 때문에 공무원의 역할과 주민의 주인의식을 강조시킨다.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면정 추진에서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강조한다.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간의 올바른 구분, 그리고 행정적, 법률적 근거에 기초하여 주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서 민원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데 초점을 둔다.
주민들에게 빚 진 것이 없고 빚을 질 일도 없기 때문에 기본적인 것에 충실하고 최대한 공정과 합리성을 강조하고 주민이 설득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설득하여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노력하였다.
▣ 주민들의 반응은 어떠했는지?
▷ 개방형 면장에 대해 신선함은 분명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치도 높다고 느끼고 있다.
다만, 지역의 주인은 주민이라는 당연한 진리를 많이 놓치고 있는 듯하여, 이 점을 주민들에게 강조한다. 개방형 면장 하나 왔다고 해서 지역이 급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민들도 군정과 면정에 적극 참여하고 주인의식을 가진 후 그에 따른 권리 강조를 당부한다.
여전히 4,600여명의 면민들을 다 알지 못하고, 또 모두 알기도 쉽지는 않겠지만 최대한 열린 면정과 소통의 면정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 의성군에서 면정을 이끌어 가는데 특별한 주문이 있었는지?
▷ 경상북도와 의성군에서 역점을 두고 안계면 일대에서 추진 중인 이웃사촌 청년 시범마을 조성사업의 성공적인 연착륙을 주문하고 있다.
그리고 명시적으로 주문하지는 않았지만, 왜곡된 인구구조를 정상화시키고, 지속가능한 농촌지역의 발전을 암묵적으로 주문한다고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조직의 역량 강화, 주민의 자생력 강화와 주민과의 협치도 암묵적 주문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 공모면장 제도의 본래 목적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 당면 현안에 대한 전문성의 발휘를 통한 해결이라고 생각한다.
의성군의 경우 개방형 면장 자격 요건에 공무원과 민간인을 총망라하였기 때문에, 사라져 가는 농촌을 살아나는 농촌으로 만드는 데 있어 개인이 가진 능력을 십분 발휘하는 것이라고 여긴다.
▣ 이 제도의 장단점을 밝혀 준다면?
▷ 의성군의 경우 채용과정에서 주민심사단을 구성하였기 때문에, 주민에게 채용과정의 공개와 채용의 권한을 주민에게 부여하였다는 점에서 주민참여도가 높았으며, 이는 개방형 면장의 채용 여부와 관련 없이 지역에 대해 주민들이 같이 고민하는 자리가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
또한, 개방형 면장이 채용됨으로써 기존 방식 및 관습과는 상이한 측면에서 접근함으로써 조직 자체에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단점의 경우 의성에서는 아직 느끼지 못하지만, 조직내에서 동의와 주민에 대한 동의를 얻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나는 직급에 대하여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지만, 지방에서는 사무관 자리가 쉽지 않은 자리이기 때문에 선뜻 양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고, 주민들의 경우 개방형 면장이 추구하는 면정에 익숙하지 않을 경우 쉽게 반대 여론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개방형 면장 제도는 조직의 발전과 지역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고 긍정적인 변화임에는 틀림없다.
▣ 남은 기간 관심 분야 및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 늘 지속가능한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체크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예산으로 쉽게 추진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하여 추진하고 있다.
환경적 지속가능성의 경우, 발령과 동시에 매월 셋째주 수요일을 안계면 대청소의 날로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공무원 중심으로 추진되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단체와 개인의 참여가 높아지고 있으며, 1년 전과 비교하면 환경이 매우 개선되었음을 느낀다.
경제적 지속가능성의 경우, 결여된 자신감의 회복과 상품의 가치 제고를 지원하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 직거래 장터, 전 직장인 국토연구원에 안계면 농산물(참기름, 미숫가루 등)을 명절마다 팔아주기 등을 통해 경제 주체의 상품 가치 제고와 마케팅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이웃사촌 청년 시범마을 조성사업이 지역에 가져오는 가시적인 성과를 모니터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실제 안계농협의 경우,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예수금 자료를 분석하여 보면, 2017년 3월의 예수금을 100이라고 할 때, 2018년 3월은 101.6, 2019년 3월은 108.3, 2020년 3월은 124.0으로 나타나 2019년과 2020년 동안 매우 급증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는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이웃사촌 청년 시범마을 조성사업의 성과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지속가능성의 경우, 행정기관에 대한 의존적 상태에서 벗어나 자립을 지원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다양한 각종 사회단체, 사회적 약자 등이 보인 행정기관에 대한 의존적 행태는 주민 전반에 쉽게 전파되어, 부작용을 수반하기 때문에 다양한 계층들의 특성에 맞는 자립을 지원하려고 있다. 이는 무노동 무임금의 기본원칙의 준수와도 일맥상통한다. 이런 기본원칙의 정착이 선행되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발전 외에도 주민과 소통과 협치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면 지역에 올바른 이해를 위해 지역의 역사와 지역의 가치, 문제점 등을 같이 고민하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남은 기간에도 주민과의 협치 속에 지속가능한 발전에 초점을 둘 것이다. 그리고 지역이 안고 있는 교통문제 등을 민관이 협력하여 해결하는데 역점을 둠으로써 주민자치에 대한 자신감과 수준향상을 통해 지역을 주민 스스로가 발전시키는데 일조하고 싶다.
그래서, 남은 임기 동안 무엇을 하겠다고 하기 보다는 주민심사위원 중 한분이 언급한 것처럼 초심을 잃지 않은 가운데 민과 관이 합력하여 선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면민들에게 주문사항과 인사말씀
▷ 우리 국민들이 지닌 강점 중에 하나가 바로 정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안계면의 많은 주민들은 정이 많아서 그저 고마울 뿐이다. 나이 어린 사람이 면장이라는 중책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도와주고 참여하여 주는 모습과 그 마음에 감사를 드린다.
사실은 1년 동안 있으면서 내가 무엇을 했다기 보다는 주민들과 함께 하여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통합신공항 유치, 코로나19 팬데믹 등 굵직한 이슈들이 있을 때마다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에 감사를 드리고, 이러한 모습에서 주민들의 참여의식이 많이 향상되었음을 실감하였다.
이 질문과 관련성은 다소 결여되지만 기억에 남는 세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는 주민들의 순박한 특성과 기본적으로 참여의식을 잠재하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소개하고자 한다.
- 첫째, 봄철 산불조심 기간이다. 아침 7시경 연기가 나는 산 아래 밭두렁으로 가보니 할머니 한분이 지난해 수확하고 뽑아 둔 고추, 깨 등을 태우고 계신다. 관용차를 끌고 할머니에게로 가니 할머니는 깜짝 놀라신다. 면에서 이 먼 곳까지 연기 나는 것이 보이더냐고 물으신다. 나는 그냥 한번 웃어 준다. 할머니는 9시에는 공무원들이 다니고 해서 그 전에 얼른 태우고 가려 하셨다고 하신다. 허리가 다 굽어진 그 할머니의 손가락은 관절이 뒤틀려 똑바로 곧은 손가락이 없었다. 그런 할머니에게는 그저 나름의 방화선을 만들어 놓고 옆에 있어 줄 수밖에 없었다.
- 둘째, 아침 시골마을 버스 정류장을 지나다가 할머니 한 분이 손을 흔드신다. 태워달라고... 할머니를 옆자리에 모시고 면사무소까지 오면서 아무 차나 태워달라고 손 흔들지 마시라, 이렇게 일찍 시내는 왜 가시냐 등등을 주고받고 하다가 면사무소까지 왔다. 이른 시간에 할머니가 가실 곳이 없기 때문이다. 다음날 오후, 외근 후 자리에 오니 할머니께서 땅바닥에 허리를 숙여서 쓰셨다는 손 편지와 참기름이 자리에 놓여 있다. 할머니의 감사 표시가 너무 감동이다.
- 셋째, 연말 공동모금회 때이다. 허리를 구부리고 난간을 붙잡고 힘겹게 오셔서 쌈짓돈을 내고 가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나눔과 돈의 사용방법을 배운다. 주민자치 또한 어르신들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노마지도 즉 늙은 말이 가는 길을 많이 알기 때문이다. 동작은 느리고 힘은 없어도 삶의 지혜는 풍성하기 때문이다.
위의 에피소드처럼 때로는 방화선이 되기도 하고, 또 감동을 나누며 삶의 지혜를 서로 배워가는 안계면을 함께 꿈꾸자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리고, 성과라는 것을 꼭 내가 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나와 너 그리고 우리가 합력한다면 지역은 이미 그만큼 발전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안계면민과 의성신문 애독자 여러분들의 건강과 건승을 기원한다.
'최신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688호 의성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정기회의 개최 (0) | 2020.08.28 |
---|---|
제 688호 행복나눔가게 협약식 가져 (0) | 2020.08.28 |
제688호 의성군의회, 운영위원회 및 의원간담회 개최 (0) | 2020.08.28 |
제688호 2020년도 소각산불 없는 녹색마을’ 현판 수여식 개최 (0) | 2020.08.28 |
제688호 적정수준의 건강보험료 인상, 가계 의료비 감소 (0) | 2020.08.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