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해마다 오듯이 기념일도 해마다 온다.
지난 1990년 3월 31일 의성에서 처음으로 신문이 발행, 창간되었으니 올해로 창간 및 발행 30주년이 되었다.
의성신문은 누가 신문을 발행해 달라는 주문이 있어 창간한 것은 아니다. 그 당시 지역자치시대가 도래된다는 것을 알고, 그에 따른 정치ㆍ사회뿐만 아니라 언론 또한 새로운 패러다임(Paradigm)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첫발을 스스로 내딛은 것이다.
의성신문은 초창기에는 해마다 창간 일을 기념하기 위해 지역발전을 주제로 한 세미나 개최를 비롯한 농촌지역 학생들을 위한 인형극 공연, 문화 영역 확대 및 기회제공을 위한 연극인 초청공연 및 음악회 개최, 그리고 당시 인기 있었던 프로레슬러들까지 초청해 무료 관람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펼쳐 왔었다.
그러던 중, 어느 순간 기념일 행사에 대한 회의감이 생겼다. 어느 환경에서든 있을 수 있는 사람들의 마음, 흔들림과 서운함 그리고 왜? 라는 의구심으로 중단했던 것이 지금까지 왔다. 여기에는 후발주자로 나선 유사 언론들이 한 몫 한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완전체를 꿈꾸며 그 실현을 위해 꾸준하게 앞으로 나아가야 하듯이 의성신문은 어느 순간 위기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독자와 가장 큰 약속인 발행일을 지켜가며 지금까지 왔다. 그러면서 해마다 3월이면 가슴앓이를 하듯이 멍하니 봄 하늘을 쳐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봄이 어디쯤 오고 있으며, 또 왔는가? 하는 마음 때문이다.
누군가 물이 단단한 철을 이긴다고 했다. 또 하늘에 순응하는 자는 산다며 順天者存이라 했다. 물은 고이면 썩는다는 것, 역류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하늘에 순응한다는 것, 이 또한 자연과 순리(順理)를 따르고 적응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를 갖고 의성신문은 100세 시대를 읽으며 그에 따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이제는 의성신문을 ‘찾는 신문’에서 ‘읽히는 신문’, ‘참여하는 신문’, ‘동행하는 신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단단한 각오로 30주년을 기념하고, 뜻깊은 계기로 삼고자 한다.
30년!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20대 후반에 시작해 60이라는 숫자에 이른 시간이다. 그 만큼 깊이 성찰하고 깊은 강은 소리없이 흐르듯 애독자 여러분들의 가슴에 깊게 스며들고 싶다. 의성신문 창간 30주년이라는 특별한 날에 즈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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