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종일 방안에 있었다.
누구나 생각은 쉽게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잔소리는 내가 한 것인데, 생각들을 하나도 실천 못하고 하루를 보냈다.
잠깐의 어리석은 행동하나로 인해 나는 하루 종일 구속된 기분으로 보냈다.
누군가가 TV 켜는 것은 쉽지만 끄기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듯 오늘 나는 몇 가지의 스케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그만 아무생각도 없이 그냥 TV를 켰었다. 이것이 나를 하루 종일 구속하게 한 시작이다.
TV를 보는 도중에도 몇 번이나 꺼야 한다고 속으로 다짐하면서 대단한 용기를 갖지 못했다. 결국 스스로 방안에 구속 된 것이다. 이 아름다운 가을날에...
우리 아파트앞 동산에는 누군가 상처를 입힌 것처럼 낙엽들이 밝은 핏물을 흘리고 있다. 그 핏물이 아래로 번지는 듯 온산을 물 드리기 시작했다. 가을이 깊어가는 증거 일 것이다.
너무 늦기 전에 가을에게 편지도 써 보내야 하는데 가을마중을 하지 못해 특별히 생각나는 것이 없다.
매일 편지를 쓴다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은 이쯤에서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