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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돌아 가고 싶지는 않지만^^*

의성신문 2007. 8. 7. 09:56
 

17년이 지나고 있지만 지난 날~!!

5년 전의 한분의 글에 생각이 머물러 있음을 느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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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열두 살이 되었어요.


작성일: 2002/04/01 수정일: 2002/04/02 작성자: 김경은


나는 이제 열두 살이 되었어요.


어제는 비가 왔지요.

세수한 듯한 골목에 내리는 봄 햇살이 말끔하네요.

담 밑 옹색하기 그지없는 스티로폴 꽃밭.

그 곳에도 꽃피는 춘삼월이 참으로 곱게도 와 있네요.

제비꽃 여린 새싹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은 모습이 꼭 젖니 돋기 시작한 아기들 같아서 저절로 웃음이 났는데요.

나도 늘 텅 빈 내 호주머니를 다시 털어 내며 살아있음 그 자체만으로도 천지신명께 고마웠지요.

그래요, 생명이란 늘 이토록 우리를 기쁘게 하지요.


12년 전 봄에 태어난 한 아이가 있었지요.

나는 그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늘 곁에서 그 아이를 지켜보았는데요.

내일이 그 아이의 12번 째 생일이랍니다.

아직 아는 것 보다 모르게 더 많아야 할 그 아이는 벌써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터득한 슬픈 아이기도 하지요.

그 아이가 누구냐고, 혹시 궁금하신 분계신지요?


그 아이는 의성신문 입니다.

우리 의성은 전형적인 농촌인데요.

십 년 전쯤에, 내가 가끔 서울도 가보던 그 때

서울에 가면 내 고향을 오지라고 해서 어 그런가했는데

요즘 어쩌다 생각해 보면 진짜 인 것 같기도 할 때가 있거든요.

어느 날 슬그머니 단 하나 남아있던 극장도 없어져버렸고

아이들은 군민회관에서 보여주는 몇 편의 영화를 보는 게 전부인 곳이 되어 버렸지요.


의성신문이 태어 난지도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을 넘어 12년이니 이젠 우리의 분신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네요.

12년 동안 우리 의성의 크고 작은 일을 한결같이 전해 주는 우리 의성의 산역사인 셈입니다.


우리 의성군은 18개 읍 면이 있는데요.

18개 읍 면 골골의 소식이며 미담 또 출향인들의 소식까지 다 챙기는 참 고마운 신문입니다.

요즘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낡은 말처럼 들릴 지도 모를 애향심을,

우리에게 애향심을 심어주는 참으로 소중한 존재이지요.


사실 사람의 나이로 치면 12 살은 아직 초등학생인데요.

그만큼 많은 중앙지와 지방신문 속에서 의성신문은 여러 가지로 힘든 점이 많을 수밖에 없지요..

우리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격려가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조금 진부한 표현이지만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이 말 .

우리 의성신문은 이 진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고요.

또 늘 마음으로 이어지는 따뜻한 고향 들녘 같은 신문이 되었으면

싶네요.

의성신문 창간 당시에는 의성 인구도 12만을 넘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한 5만명 정도 줄었는데 그만큼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많다는 게 될 것 같은데요.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요.

고향 떠나신 분들은 고향사람 뒤꼭지만 봐도 반갑다는데요.

늘 고향이 그립다는 말씀이겠지요.

그 분들께는 의성신문이 고향만큼 반가운 존재가 될 수밖에 없을 테지요..

이런 우리 고향 같은 의성신문이 잘 자라서 고향 발전의 디딤돌이 되었으면 합니다.

8만 고향을 지키는 사람들과 50만 고향 떠나 객지에서 고단한 삶 꾸리는 사람들의 마음의 고향이 되었으면 더 바랄 것이 없지요.

이제까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걸어온 의성신문의 12번 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