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뉴스

향토사 이야기-지역문화의 활성화를 위한 고언

의성신문 2022. 7. 8. 09:51

광풍루에 주련이 걸려 있다                                                                낙동강 문학관에 소개된 신현득 박사                                                             

지난 호에서 향교의 장의로서 글을 쓴 적이 있다. 필자는 또한 향토문화연구소 소장이다. 그러다 보니 의성문화원과 관련한 담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중 나눈 대화 가운데 하나를 소개하자. 어떤 분이 문화원에 전화를 하여 당진-영덕고속도로에서 서의성 지나 북의성을 4km 채 남기지 아니한 지점에 하회탈 모형이 있다, 의성의 정서를 반영하는 모형물이냐.’라고 반문하더라는 것이다. 문화원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큰 분이다. 이번 호에서는 향토 문화에 대한 현실적인 의견을 내어 보고자 한다.

현재 의성의 인구수는 1789년 조사한 호구총수(戶口總數) 때와 비슷하다.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 최근 고속도로 및 철도노선이 신설 또는 개선되었거나 예정되는 등 교통 여건이 획기적으로 좋아질 예정이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일일까? 삼투압 작용으로 외려 타지역으로 군민들이 더욱 빠져나가지 않을까? 농촌지역 특성상 의성에 자리를 잡고 살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설을 짓거나 하는 것보다는 지역민으로서의 소속감을 증대시키는 게 좋다. 물론 여가와 문화생활을 즐기면서.

 

20226월 현재 주민등록상 세대수 29,010호 인구수 50,554.

1789년 호구총수 기준 세대수 13,984호 인구수 49,878.

의성현 8,43631,326. 비안현 2,9579,801.

예천군 현남면 3771,322, 현내면 2961,122, 현동면 4561,484(현 다인).

용궁현 신하면 182437(현 안사).

상주목 단동면 6351,931, 단남면 6452,355(단서면·단북면 포함, 현 단밀).

 

의성향토문화연구소의 의성학연구소로서의 재탄생

의성향토문화연구소는 의성지역의 문화, 역사, 지리, 인물 등의 향토 사료를 발굴, 조사, 전승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는 의성문화원 부설 학술 연구기관이다. 구체적으로는 의성문화지를 비롯하여 연구 결과를 모은 것을 책으로 발간하는 것이며, 두 번째로는 경북 선비학교 등을 운영하기 위한 조직이다.

의성군과 문화원 그리고 한국문화원연합회에서는 향토문화연구소를 폐지하고, 의성학연구소로의 변신을 도모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조례의 제정과 추진체계의 정비 및 예산확보 등에서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 20209: 의성군의 의성문화원 역할 재정립을 위한 정책연구(지역학 거론)

- 20217: 의성문화원의 의성학 연구의 이해라는 제목의 책 발간(의성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

- 20225: 한국문화원연합회 정관의 개정 (지역학연구소 설치를 위한)

원장 아래 사무국이 있을 뿐, 연구소는 비상임 연구위원의 봉사로서 운영되고 있다. 향토문화연구소를 폐지하고 의성학연구소를 설립할 경우 기존 연구위원으로 연구소에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지역에는 대학이나 연구소가 없어 이들의 도움을 받기도 힘든 실정이며, 그나마 향토사연구소의 연구위원들도 떠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향토사에 관심 가진 분들의 참여를 희망하면서 의성학연구소에서는 지역의 특색 있는 고유문화의 보존과 새로운 지역 가치를 만들어 내는 교두보로서 다음과 같은 일을 추진하고자 한다.

- 의성지역 문화자원에 대한 기초조사 연구

- 의성지역 문화자원을 활용한 문화콘텐츠 개발

- 의성학 관련 학술지 및 세미나 개최

 

이쯤에서 지역학의 의미와 지방자치시대 지역학의 확산 추세 그리고 지역학의 필요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지역학의 의미

지역학은 물리적 공간 및 그 공간에서 비롯되는 역사, 문화, 인간의 삶을 연구 대상으로 하고 현재, 과거, 미래를 아우르며 다양한 학문적 관점에서 학제 간 연구를 지향하는 종합적 학문으로서 지역의 정체성 정립, 문화발전,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제고 등에 기여할 수 있는 학문이다.

- 지방자치시대 지역학 확산

지방자치제도의 도입과 발전에 따라 행정 단위 지역 명칭에 ()’을 붙인 ㅇㅇ학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지방자치제도에 따른 지방(地方)’이라는 명칭에서 비롯한 지방학대신 지역학이라는 용어를 통한 지역의 고유성 및 중요성 확산 필요

- 지역이라는 용어는 서울과 서울 이외를 특별히 구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종속적 의미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특정 행정 지역만을 정의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기초와 기초, 광역과 광역 등 행정단위의 경계를 넘어서는 지역도 포함할 수 있는 포괄적 의미를 지녔다.

                        지 방                             지 역  
                                 수직적·종속적 관계
                    중심이 아닌 주변, 중앙/광역/기초관계
                                        단절적 의미
             행정단위를 기준으로 특정 행정 지역만을 의미
                                          수평적 관계
                             중심과 주변 구분하지 않음
                                          포괄적 의미
                     행정 단위 경계를 넘어서는 지역포함

- 지역학의 필요성

지역사회 네트워킹 강화, 지역사 기록과 편찬의 구심점 기능 수행, 소멸지역 기록화 작업의 이론적 기반 제공, 의성군 정책발전에 실질적 기여, 의성군 현안에 대한 응용학적 해법 제시, 지역학자 양성에 기여.

 

올해 11월이면 완공될 문화원 단독 원사에 의성학연구소의 공간도 확보될 것이다. 이 공간이 문화원 취지(향토사 + 문화교육 + 전시 등)와 적절히 맞게 배치되어 지역문화 활성화에 도화선이 되었으면 한다. ‘의성문화원 지원 및 육성에 관한 조례등의 제·개정과 문화원 정관의 개정으로 내년에는 의성학연구소가 설립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의성 생활사 박물관의 건립

‘2020년 기준 경상북도 의성군 사회조사 결과보고서에 의하면 문화예술체육행사에 대한 관람률은 37.6%이며, 영화를 가장 많이 보며 두 번째로는 박물관을 관람하는 것이었다. 더구나 의성의 대제지는 삼한시대 김제의 벽골제, 제천의 의림지, 밀양의 수산제, 상주의 공검지와 함께 5대 저수지의 하나이다. 의성의 대제지는 복원되지 못하고 있으나, 농업군으로 이를 기념하는 박물관 하나쯤 있어도 무관하리라.

의성 전통 수리농업 시스템은 국가 중요 농업유산 제10호로 지정되었다. 더구나 문화원에서 2011726일부터 201854일까지 9개월 넘게 삶(··)의 도구, 생산과 생업 도구, 운반 도구, 교육 도구, 공동생활, 생활문서 등을 모아 201712의성 사람들의 생활사라는 제목으로 책을 발간하였다. 삶의 도구와 생활문서에 대한 분류작업도 완성해 둔 상태이다.

의성 대제지가 있던 곳은 경북의 3대 평야로 알려진 안계평야가 있는 곳이다. 대제의 또 다른 이름은 묵계제(墨溪堤)이다. 1876년 발간한 단밀현지묵계제는 현 동쪽 7리쯤에 있는데 둘레가 2,416척이고 순화화(筍荷花)가 있다.’라고 하였다.

이를 뜻하여 기록한 것인지 비안향교 광풍루 주련(柱聯)에는 이황의 정자중구제병화팔절(鄭子中求題屛畫八絶)중 태극도설(太極圖說)의 창시자로 연꽃을 사랑한 유학자 주염계(周濂溪, 周敦頤)가 연을 사랑하였다는 염계애련(濂溪愛蓮)’이라는 구절이 걸려있다.

 

天生夫子闢乾坤 하늘이 선생을 낳아 건곤을 열었으니,

灑落胸懷絶點痕 맑은 그 마음속 한 점 티끌도 없구나.

卻愛淸通一佳植 어여뻐라 맑고 통한 아름다운 그 식물

花中君子妙無言 꽃 중에 군자로서 말없이 기묘하다.

 

주렴계는 애련설(愛蓮說)에서 국화는 도연명이, 모란은 당나라 때 사람들이 사랑하였지만, 연꽃은 사랑하는 이가 없음을 안타깝게 여겼다. 그래서 연꽃이 사람들에게 가장 늦게 대우받았다고 생각하였다. 농경문화 또한 이처럼 대우를 받을 것이다.

지역의 특색있는 고유문화를 보존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교두보로써 문화원 역할이 중요할 때이다. 박물관을 건립하여 소실 위기 지역 기억저장소의 기능을 부여할 때이다. 또한 문화원의 지속 가능기반 구축을 위하여 시설관리를 위탁하는 방안 또한 생각해 볼 때이다.

 

신현득 문학관 건립

안동에는 몽실언니로 유명한 동화작가 권정생이 있다면, 의성에는 동시 시인으로 유명한 아동문학가 신현득 박사가 있다. 상주에서 교편을 잡은 인연으로 낙동강 문학관에 그의 동시가 소개되어 있다. 선생은 교통이 불편할 때 신평면이라는 오지에 태어나서 다른 무엇에 물들지 않은 순수함을 간직한 채 교직에 들어서면서 고향을 나섰다,

 

문구멍

 

빠꼼 빠꼼

문구멍이 높아간다.

 

아가 키가

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