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0호 사심(私心)없이 백성만 사랑하는 지도자
공자와 그의 제자 자공(子貢)의 대화 한토막을 적어본다.
자공이 묻기를 “군자도 미워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공자가 답하기를 “있느니라, 남의 잘못만 찾아 말하는 사람을 미워하고, 남의 아래 있으면서 윗사람 헐뜯는 사람을 미워하고, 용감하기만 하고 예가 없는 사람을 미워하느니라.”하고 말이 끝난 다음 “자공아 너도 미워하는 사람이 있느냐?” 예 있습니다. “남의 뒤를 살피는 것을 자기의 지혜로 생각하는 사람을 미워하고, 남에게 공손하지 못한 것을 용맹으로 자처하는 사람을 미워하고, 다른 사람의 약점을 들추는 것을 자기의 정직으로 아는 사람을 미워합니다.” 하였다.
정말로 실감나는 말씀들이다.
채근담(菜根譚)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비록 한때의 적막한 처지에 있더라도 만고에 처량한 이름을 남기지 말라 하였다. 선비정신은 언제나 선비의 교양인의 사회지도자의 생명이다. 장사꾼이나 농사꾼이 변절했다 해도 과히 욕하는 사람이 없다. 선비가 선비정신을 잃으면 남으로부터 지탄받기 마련이다.
2021년 신축(辛丑)년의 동지(冬至)가 눈앞에 다가섰다. 이해도 뉘엿뉘엿 서산에 걸렸다. 올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사회 분위기는 다가오는 대선(大選) 판국이다. 선의의 경쟁을 한다고 하기에는 걸맞지 않게 헐뜯기, 비방하기, 비밀 들추기, 가족사 들먹이기 등등 인신공격의 말장난 판이다. 듣기에 민망할 정도로 어지럽다. 공약(公約)은 왜 그리도 많은지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 종부세를 올린다 내린다, 방역을 어떻게 한다, 투표 연령을 내린다, 공공기관을 어느 지방으로 옮긴다, 기타 등등 그 많은 공약을 어느 백성이 믿고 따르겠는가? 그분들의 전후 행적을 살펴볼 때 진정으로 나라를 걱정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사람은 있는지 없는지 의심스럽다.
한시 한 수를 적어 본다.
勇將不如叡智將 용감한 지도자는 슬기롭고 지혜로운 지도자보다 못하고
叡智不如仁德人 슬기롭고 지혜로운 지도자는 어질고 덕이 있는 사람보다 못하느니라.
大選候補公濫發 대통령 후보들의 남발하는 공약
祈願無私惟愛民 사심없이 오직 백성만 사랑하기를 바라노라.
각설하고 조선조 영조(英祖) 당시 이조판서를 역임한 조엄(趙曮 1719~1777)은 조선조의 명신이요, 애국애민한 사람이다. 관향은 풍양이고, 호는 영호(永湖)이며, 예조공조의 판서를 역임한 상경(尙經)의 아들이다. 정시문과(庭試文科)에 급제하여 교리(校理) 수찬(修撰) 등 청요직을 거처 충청도 암행어사 경상도 관찰사를 역임하였으며, 창원의 마산창(馬山倉) 진주의 가산창(駕山倉) 밀양의 삼랑창(三浪倉) 등 조창을 증설하여 백성들의 세곡수송의 폐해를 시정함으로 민폐를 덜어주고 공물수랍을 공정하게 하여 국고(國庫)의 충실에 크게 기여 하였다. 그 뒤 평안도의 관찰사와 각조의 판서를 거치면서 많은 업적을 남겠으나 반대파의 무고로 김해(金海)에 유배되고 배소에서 병사했다. 영조대왕을 보좌하여 산업발전과 국고의 충실에 헌신하였으며, 문장에도 능하여 좌찬성에 추증되고 시호는 문익(文翼)이다.
1763년에는 통신정사로 일본을 내왕할 때 대마도(對馬島)에서 고구마 종자를 가져와서 처음으로 재배하였다. 그가 처음 재배한 곳은 동래(東萊)와 제주도로서 시험 삼아 심어본 것이 성공하였다. 그 뒤 남해의 섬 지방을 비롯해서 전국적으로 재배된 것은 1900년대 이후이다. 그는 해사일기(海槎日記)에 고구마 재배법과 보관 방법 등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으며 일본에서 이를 고귀위마(高貴爲麻)라고 말한데서 그것이 변형되어 고구마라는 이름이 유래 되었다. 고구마는 땅의 평면을 따라 줄기가 뻗으며, 뿌리를 내리는 덩굴식물로서 덩이의 뿌리는 타원형으로 불규칙하게 생겼다. 감자와 함께 뿌리의 열매이며, 식용으로 널리 보급되고 잎과 줄기는 채소로 쓰인다. 항간에서 고구마는 식어서 맛이 있고 감자는 뜨거울 때 맛이 있다고 한다. 5~6월경에 덩굴의 줄기를 세마디 혹은 네마디로 잘라서 심으면 거기서 잔발이 내리고 착근하며 덩굴이 무성하여 온 밭을 뒤 덮는다. 그 덩굴 때문에 잡초가 자라지 못하니 게으른 사람의 농사로는 일품이다. 9월 초중순경에 수확하며, 지금처럼 풍요로운 세상에는 주줌버리 군것질의 간식에 불과 하지만 옛날의 못살던 세월에는 곡식대신 먹을 수 있는 구황(救荒)작물로 재배되었다. 원산지는 중앙아메리카의 멕시코와 남미의 베네수엘라 지역이며, 우리나라에는 일본을 통해서 들어왔다. 어느 기사에서 발췌한 고구마의 성분에 대해서 적어본다.
고구마는 수분이 많고 항산화(노화방지)물질, 탄수화물, 식이섬유, 칼륨, 미네랄, 비타민 B C가 다량 함유되어 있다. 그 껍질은 베타카로틴이라는 항암세포, 노화방지, 피부와 장기를 둘러싸고 있는 세포가 딱딱하게 변질되는 것을 막는다고 한다. 식이섬유는 변비레 특효라고 하고 세라핀 성분은 대장암을 예방한다고 하였다. 고구마를 먹을 때는 김치와 함께 먹으면 전분을 잘 분해하여 소화를 돕는다. 일반적으로 쪄서 먹거나 가공해서 엿도 만들고 주정(酒精)의 원료로도 쓰인다. 저장온도는 12~13℃가 적당하며 온도가 낮은 곳에 두면 부패하기 쉽다. 돌아보면 일본의 통신사로 다녀 오신분이 어찌 조엄 한 분이겠는가 마는 어느분도 백성의 생활에 보탬이 되고 나라에 유익한 생각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조엄 통신사야말로 나라와 백성을 걱정하는 실학자의 아름다운 정신이다.
이글이 마무리되는 날 아침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별세했다고 방송매체에서 흘러나온다. 서민이나 사업가나 학자 정치가들이 공만있는 사람도 없고 허물만 있는 사람도 없다. 공칠과삼(功七過三)인 사람도 있고 공삼과칠(功三過七)인 사람도 있다. 총칼을 앞세워 정권을 쟁취하였으며 5.18 광주사건을 주도하였으니 허물 중에 큰 허물이다. 사과 여부에 대해서는 함부로 말할 수 없고 오직 자신만의 주관이다. 하지만 서울의 88올림픽과 경제의 고도성장 물가안정 사회질서의 확립 등은 누구나 부정하지 못할 사실이다. 백담사 귀양살이 전재산 29만원 등 일화를 남긴 풍운아였다. 한때 세상을 흔들든 일노삼김(一盧三金)도 모두 저승에 가고 노태우 전두환도 한달 간격으로 염라대왕의 부름을 받았다. 모두들 일장춘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