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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이 이상하다

의성신문 2010. 3. 23. 23:55

 

 

온 세상을 백의의 이불 하나로 덮듯 3월 폭설이 내렸다.

“너 미쳤니?”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친구의 소리다.

春三月 의성에 눈 온다는 말에 돌아온 말이다. 그 뿐만 아니라 돌풍에다 심각한 황사까지 삼월을 덮고 있다.

삼월이 미쳤는가? 우리 사람들이 미쳤는가?

아무튼 우리는 익숙하지 않는 세상으로 차츰 빠져들고 있다. 오랜 습관과 관습에 대한 미련을 안고 또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안고 우리는 하루하루를 맞이하고 보내곤 한다.


지난 20년은 그리 순탄한 길이 아니었으며, 필자에게는 중요한 시기를 보낸 역사이다. 1989년 12월! 변화와 흐름에 동행 한다는 마음과 열정으로 고향 의성을 찾아 작은 종이신문을 만든 지 20년이 됐다. “1~2년 하다 그만둘 것 같으면, 지금 그만둬라.”는 당시 모 인사의 말씀을 마음에 각인한 것 때문에 지금까지 오지 않았나한다.

지금은 지난 시간동안 많은 의성인들의 보슬비 같은 작은 사랑에 흠뻑 젖어 중단할 수 없었으며,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세월이 약이겠지요?” 라는 앞선 이들의 말씀을 마음에서 놓아 본적이 없었다.


꽃피고 새 돌아온다는 삼월은 의성신문이 창간한 달이다. 누구에게 축하를 받는 것보다 스스로 확인하고 반성 하려는 마음으로 별다른 소문 없이 3월 31일을 맞이한다.

그러나 20주년이라는 특별한 마음의 행사를 준비하는 것은 있다. 의성신문 지면을 통해 계속 연재되고 있는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김창회 주필의 글을 한권의 책으로 엮어 출간준비를 하고 있으며 책이 출간 되는대로 작은 기념잔치를 열 계획이다.

20년 자축을 겸한 잔치를 계획하면서 소박한 꿈이 있다면 애독자들께서 축하의 마음으로 출간되는 책을 한권씩 구입해 주신다면 더 이상의 바람은 없다.

“얼굴은 거울을 보면 알지만, 마음은 양서를 통해 알 수 있지 않을까?” 준비하는 책속에 우리들의 마음을 맑게 하는 주옥같은 글들이 담겨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결코 짧지 않은 세월과 시간을 보낸 지금 그동안 크든 작든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시한번 가슴 깊게 새기면서 뜨거운 마음으로 앞으로 20년을 내다보고 새로운 출발을 한다.

나 보다는 인연을 갖는 모든 분들과 애독자여러분이 먼저 좋은 일과 기쁜 일 만들어 가시길 바라면서 의성신문은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쁜 일들만 알리는 그러면서 슬픔을 함께 나누는 밝은 삶! 나눔의 삶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욕심을 가져본다.

하얀 눈으로 온 세상을 감추는 3월 폭설, 그리고 짙은 3월 황사가 주는 의미를 다시금 되짚으며 지난 20년을 반성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