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팔경 沙上八景
▪飛鳳歸雲(비봉산의 구름)
一聲噦噦降丹山(봉황이 노래하며 단산에 내려오니)
羅立群雛在此間(줄지어 선 새 새끼 무리가 그 사이에 있다)
靄靄祥雲留不散(상서로운 구름 가득히 흩어지지 않고 머무니)
作霖奔走作晴閒(장마 비 내리더니 바쁘게 맑게 개이네)
▪渭江長煙(위강의 안개)
橫絶長江首尾連(가로로 끊어진 긴 강은 양끝이 서로 맞닿아)
千村收合夕炊煙(온 마을 거두고 합하니 저녁밥 짓는 연기다)
狐狸魍魎休號舞(여우와 살쾡이, 도깨비의 울부짖음 멈추니)
新月東山出小焉(동산에 밝은 달뜨는 시간 짧구나)
▪文巖皓月(문암산의 밝은 달)
巨巖苔篆是何文(큰 바위에 이끼와 전서 어느 문양이 옳은가)
猶似蒼臺下鳥群(마치 푸른 누대 아래 새의 무리구나)
皞皞如逢堯舜世(요순의 세상 만난 듯 넓고 여유로워)
康衢烟月1)帶經耘(태평세월에 김매는 농부들 줄을 이루었네)
▪前郊觀稼(앞들의농사일)
파아西風一色觀(벼가 가을바람에 일렁이니 한 색으로 보이고)
亭亭野老沒黃冠(정정한 들의 늙은이 황금 들판에 숨었다)
歸來滿說生涯足(돌아오는 온갖 말은 생애 만족함이라)
今歲租逋盡納官(올해는 밀린 세금 다 갚을 수 있겠네)
▪古寺鐘聲(대곡사의 종소리)
天下三家儒佛仙(천하에는 유, 불, 선 삼교가 있으니)
千塵千㤼又千年(티끌세상 천겁에 또 천년이 지났네)
浮生空自忙烟火(뜬 구름 같은 인생 공연히 조급하여)
夜半鐘聲攪我眠(한밤중 들리는 종소리에 잠들기 어렵네)
▪搴芝落照(건지산의 낙조)
寒鴉啼上沃焦鬟(갈 가마귀 울고 물 흐르는 듯 그을린 산색에)
一掬靈芝采采還(한 움큼의 영지 따고 따서 돌아오네)
千古奔忙夸父跡(예로부터 바삐 살아 온 아비의 자취는)
至今猶在鄧林山(지금까지 여전히 등림산에 남아있네)
▪ 越山樵笛(월산 나무꾼의 피리소리)
西風一笛弄輕淸(서풍에 들리는 피리소리 청량함을 연주하고)
桂樹何山招隱聲(계수나무 어느 산에서 은자가 부르는 소리라)
戒爾休登吹夜月(그대 지키려 산 오르기 쉬고 달밤에 피리불어)
南枝捿鳥夢頻驚(남쪽 가지에 깃든 새는 자주 놀라는 꿈꾸네)
▪蓮塘觀魚(연못의 물고기 구경)
下竿終日坐空磯(종일 낚시 드리우고 텅 빈 물가에 앉았으니)
呼卿老妻投畚歸(늙은 아내 불러 삼태기 던지고 돌아오네)
葉底遊魚閒聽雨(연잎 아래 노니는 물고기는 한가로이 비소리 들으니)
莫敎風浪破天機(풍랑을 하여금 하늘의 기미를 깨뜨리지 말아다오)
1) 康衢煙月(강구연월) ; 태평한 시대의 번화한 거리의 평화로운 풍경.
2) 黃冠(황관) ; 풀로 만든 평민의 관. 벼슬 못한 사람.
파아 : 한자 소리음을 한글로 표기, 전해오는 현판 한자글이 현 컴퓨터에 없음.
김용한金龍漢 (1826~1891)
자는 운오, 호는 낙파, 본관은 안동이다. 다인 사호에서 아버지 하진과 어머니 해주 오씨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비안 현감 삼근의 후손이다. 1891년 고종하니 병조판서에 증직되었으며, 공의 행적은 숭록대부예조판서 김종한이 짓고, 글씨는 목릉참봉 고영찬이 썼다.
저서로 <낙파 유고>가 있으며, 1939년 후손과 제자들이 감숙 등에 정자를 세우고 낙파정이라 편액하여 유지를 이어가고 있다.
외산 류시봉은 락파정기에서 사호를 ‘비봉산의 높은 것이 낮아져 평온해지고 뻗어가는 줄기가 머물러 깊고 그윽한 송호 마을을 이루니(窈窕作松湖) 감여가(堪輿家)들이 기운이 모여 터전을 이루었다.’고 하였다.
ㆍ자료제공 : 김부일(한국국학진흥원 자문위원, 향토사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