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주지사로 뽑아달라는 시대
캘리포니아주의 한 부부가 애완견을 일리노이주 주지사 후보로 내세워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이유는 "악취 나는 정치인의 행위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라면서 개 주인 선데이가 자신의 애완견을 주지사 후보로 내세운 것은 지난주 연방 상원의원직을 팔려다 체포된 로드 블라고예비치 현 일리노이주지사의 추문을 비꼬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인간답지 못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고하는 말이 "개만도 못한 사람"이라고 비아냥대기도 한다. 그리고 "인간은 배신하지만 개는 절대로 배신하지는 않는다."라고 말도 한다. 인간은 은혜를 원수로 갚지만 개는 은혜를 갚는다고 하는 말하는 사람도 있음을 우리는 잘 안다.
어쩌다가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이 개만도 못한 취급을 받게 되었는지 한심한 일이다. 도덕적으로 난잡한 남녀를 가리켜 개 같은 행동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은 개만도 못하다는 말을 듣는 것은 예사다.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XXX의 개는 짖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그곳을 들어 다니는 모든 사람들은 도적이기 때문에 특별하게 짖을 필요가 없다는 개그맨 같은 말을 하였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모두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본다. 옛말에 "인면수심(人面獸心)"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이는 얼굴은 사람의 얼굴이지만 마음은 짐승의 마음이라는 부끄러운 면을 꼬집어 힐책하는 말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므로 작금의 일어나는 일부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는 자괴(自愧)심을 보여야 함에도 변명으로 일관하는 것을 보면 정말 개만도 못하다는 말을 들어도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을까? 칼빈은 "인간은 전적타락이라."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이는 자의에 의해서 의롭게 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예수 그리스도라는 타의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말인데 다시 말하면 인간은 모태에서부터 원죄라는 죄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언제라도 죄를 지을 수 있는 유전자를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 이하의 사람을 가리켜 개만도 못하다는 말을 하는데 이제는 인간은 제쳐놓고 개를 인간 위로 올려놓자는 말이 나오고 있으니 현실에 사는 인간들의 타락이 어느 정도인가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돈 몇 푼 때문에 부모님이 잠자는 집에 가름을 뿌리고 불을 질러 타 죽게 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처자식을 모두 살해하는 개만도 못하다는 말을 들어도 유구무언(有口無言)인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사람과 짐승이 다른 점은 종교가 있고 도덕과 윤리가 있기 때문인데 종교가 타락하고 도덕과 윤리가 타락하면 사람이 짐승보다 더 나은 점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짐승은 본능대로 살다가 죽는다. 그러나 인간은 본능을 억제하면서 인간답게 살려고 하는 자생력이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종교인은 신앙을 회복하고 도덕과 윤리를 회복하여 신의 힘을 빌려서라도 인간의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개보다 나은 삶을 살아야 한다.
개 같은 사람이라고 해도 기분이 나쁜데 개만도 못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것은 인간의 자존심을 뿌리째 흔들어 놓는 일이기에 이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수모이기 때문에 이제라도 개과천선(改過遷善)하여 인간의 타락을 회복하여 짐승보다 높은 위치에서 개만도 못하다는 불명예를 우리 스스로 떨쳐 버려야 할 것이다.
이윤근(의성신문 칼럼위원,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