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인면의 명소 효천지와 비봉산 대곡사 가는 길에 있는 식당이다. ‘해와 지’는 대곡사 가던 길 오른쪽 들판 한가운데에 있다. 대곡사와 가장 가까운 식당이라 할 것이다. 의성 동부지역에 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가 있다면, 서부지역에는 신라 때 창건하였다는 대곡사가 있다.
고려의 문인 이규보(李奎報, 1168~1241)가 다녀간 것으로 보아 사찰의 연원(淵源)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효종(孝宗)·현종(顯宗)·숙종(肅宗) 연간에 활동한 경일(敬一, 1636~1695) 대사가 남긴 ‘대곡사중창기’에 의하면 고려 공민왕 때 인도 승려 지공대사(指空大師)와 왕사인 나옹화상(懶翁和尙)이 이후에 절을 지었다고 하며, 예전에는 ‘태항산(太行山) 대국사(大國寺)’라 불렀다. 감히 상상컨대 치우(蚩尤)가 태항산 동쪽을 지배할 당시를 생각하였던 것은 아닐까?
메밀을 재료로 한 묵을 바라보니 잠시 옛 생각이 든다. 예전 도토리를 주워서 가을철 묵을 해 먹고는 했다. 참나무군락지가 많이 있는 인접한 신평면 농협의 특산물로 도토리 가루가 있었을 정도였다. 지금은 멧돼지랑 다람쥐 등에게 양보하고 파는 곳이 없다. 가음면에 메밀묵과 함께 도토리묵을 파는 곳이 하나 있고, ‘도토리 시루떡’을 만들어서 파는 곳이 단촌면에 한곳 정도 있을 뿐이다.
두부와 묵은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긴 세월 꾸준히 만들기는 힘들다. 제조 과정에 특별한 비결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며, 중국산 저렴한 양념으로 무장한 값싼 두부를 이겨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 식당은 농업기술센터가 육성 지도하고 있는 ‘농촌 여성 일감 갖기 사업장’으로 가까운 들판에서 직접 재배한 메밀과 콩을 가지고 묵과 두부를 만들어 내어놓는다.
메밀묵의 경우 겨울에는 따뜻하게 먹고, 여름에는 시원한 냉 묵밥으로 드시면 좋다고 한다. 모 묵과 모두부를 별도로 파니 혹 식사할 때 빠진 사람이 있다면 챙길 수도 있겠다.
▣ 대표메뉴 : 두부전골(중) 20,000원, 능이버섯 칼제비, 메밀묵밥(냉/온),
고기 순두부찌개, 비지찌개김치, 콩국수(여름) 등 7,000원
▶전화번호 : 054-862-3424
▶주소 : 다인면 자미로 114
▶영업시간 : 09:00∼21:00
글 / 안종화 편집위원(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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